행정심판원 ‘전부인용’ 결정

부동산계약서상 단순 ‘오타’로 인해 업무 정지를 받았던 한 공인중개사가 구청을 대상으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행정심판원은 23일 마포구청이 날짜 오기를 문제 삼아 공인중개사 조항래(45) 씨에게 45일의 업무 정지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청구인인 조 씨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조 씨는 마포구청이 업무 정지를 하자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원에 공인중개사 업무 정지 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심판원은 ‘전부인용’ 결정을 내렸다. 전부인용은 신청인이나 청구인의 주장이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주장을 받아들이는 결정이다.

공인중개사인 조 씨와 마포구청의 악연은 지난 7월 구청에 제출된 한 민원으로부터 시작됐다. <헤럴드경제 10월 24일자 보도>

조 씨를 통해 계약을 한 민원인이 특약 사항인 ‘도배’를 문제 삼아 계약서가 잘못됐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 구청은 계약을 한 사람이 계약서상 인물이 아니라 그 부인이었다는 점을 들어 계약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조 씨가 대법원 판례를 들어 구청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자 구청은 재차 계약 당시 위임장이 없었음을 문제 삼았다. 이에 조 씨는 국토해양부 장관의 유권해석을 통해 그 주장의 부당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조 씨의 잇따른 주장에 대해 뿔(?)이 난 마포구청은 조 씨가 작성한 부동산 계약서의 오타를 문제 삼았다.

구청이 계약서를 컴퓨터로 작성하던 중 잔금 지급일이 계약 당시 연도인 2011년이 아닌 2010년으로 돼 있고, 이에 따라 임대차 기간이 2013년이 아닌 2012년으로 돼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부터다.

마포구청은 결국 지난 10월 임대 기간, 잔금일 특약 사항 등이 잘못 기재됐다며 조 씨에게 45일의 업무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조 씨는 서울행정심판원에 지난 10월 18일 구청의 행정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업무 정지 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했고, 서울행정심판원은 다퉈 볼 사안이라고 판단해 업무 정지 취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구청의 행정 처분을 중지시킨 바 있다. 마포구청 지적팀 관계자는 “전부인용 결정이 난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심판원으로부터) 결정문을 받지 못했다”며 “중앙행정심판원에 다시 소를 제기할 것인지는 결정문을 받아본 후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 씨는 “표면적으로 마포구청과의 싸움이지만, 서울시 전체 업무 관행과 싸운 것”이라며 “공인중개사에 대한 구청의 태도가 이번 사건으로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