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PC 보내기’ 창안 LG CNS 최재녕 과장
중고 컴퓨터 수리해 저소득층에 전달
사내모집 2주새 128명 열띤호응 뿌듯
한 사람의 생각이 기업 기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연말연시가 되면 이어지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김장, 헌혈 등 대중화된 기부 방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특성에 맞는 색다른 이웃돕기를 실천하게 된 것.
IT 서비스기업 LG CNS가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은 더이상 쓰지 않는 중고 컴퓨터를 기증해 수리를 거쳐 취약계층 및 지역아동시설 소속 아동들에게 전달하는 기부 프로그램이다.
이 컴퓨터 기부 운동은 LG CNS 경영정보팀 최재녕(36)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최 과장은 “한국IT복지진흥원에서 PC 기증행사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우리 회사가 하면 딱 맞는 봉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임직원 6000명 중 1%만 참여해도 60대의 컴퓨터를 기부할 수 있으니 IT 소외계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내 홍보를 시작했다. 2주 정도의 모집 기간에 128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자발적 참여라는 측면에서 한마디로 ‘대박’이 난 셈이다. 기증된 128대 컴퓨터 중 수리를 거쳐 사용이 가능한 100대의 컴퓨터가 지난달 남산원 등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전달됐다.
개인 업무만으로도 바쁜 샐러리맨이 기업 기부문화 선진화에 적극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엔 해외 체류 중 목격한 일부 ‘어글리 코리안’의 부끄러운 모습이 있었다.
최 과장은 “이전 직장에서 해외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 칭다오에 1년 동안 머물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조선족 등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일부 한국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며 “ ‘저 사람들이 일부 한국인의 그릇된 모습을 한국 전체의 모습으로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겼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2006년께 그는 부천외국인노동자학교에서 IT 교육봉사를 시작했다. 이주 결혼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주말마다 2~3시간씩 엑셀 등을 가르쳤다. 2년여간 봉사를 통해 그는 우리 사회에서 IT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의 경험이 결국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을 실천하게 된 자양분 역할을 했다.
“봉사나 기부도 분야가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면 어렵지 않게 나눔을 실천하며 보람도 느낄 수 있다”는 최 과장. 그는 “올해 시작한 PC 나눔운동이 더욱 확산돼 내년에는 더 많은 아동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