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수류탄이 발견됐다. 안전핀이 없고 심하게 녹이 슨 상태로 발견된 수류탄은 1945-1950년대 생산돼 주로 미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대학가에서 수류탄이 발견됐다는 사실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사건과 관련 없이 이화여대와 학생들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포털사이트 곳곳에 달리기 시작했다.“수류탄이 안터져서 아깝다”, “전두환이 죽기 전에 이화여대 탱크끌고 밀어버리면 용서해준다”는 등의 근거 없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화여대는 지난 10월 학교 관련 기사에 악성댓글을 단 네티즌 18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대학이 악성 댓글을 이유로 네티즌을 고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6일 대학생 강모(20)씨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현재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 7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아직까지 ROTC
없는 이화여대…왜?', '이화여대서 수류탄 발견' 등을 제목으로 한 기사에 이 학교
와 학생들을 싸잡아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40대 남성들이고 학생, 회사원 등 직업군도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학교 측에 서면으로 선처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정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범행 이유에 대해 "이화여대가 페미니스트 집단이라고 생
각해 그랬다",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보고 별 생각 없이 따라서 했다" 등으로 진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도를 넘는 악의적인 비방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도를 넘는 악의적인 비방으로 인한 피해를 더는 묵과할 수 없어 법적 대응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대 관계자는 “최근 입시를 앞두고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댓글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근거없는 악성 비방에는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