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환율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G20정상회의를 직전에 환율전쟁이 격화됐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엔고 저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자 주요 선진국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노력을 외면한 처사라고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31일 오전 해외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75.32엔을 기록,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엔화를 풀어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올들어 3월과 8월에 이어 3번째 개입이다. 엔화값은 일본 당국의 개입 직후 달러당 78엔대로 급락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당국의 행동이 상호파괴적이고 결코 도움 안되는 환율전쟁이 재연됐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도 환율시장 개입시 국제적인 공조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주요 7개국(G7)과의 공조로 엔화 환율을 조종한 일례를 들면서 “비조직적이고 통합적이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올들어 외환시장은 스위스와 일본 등 선진국이 주도한 환율전쟁으로 요동쳤다. 지난 9월 스위스중앙은행은 글로벌경제 위기 이후 안전자산으로 꼽힌 스위스 프랑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
엔고 현상으로 수출에 비상에 걸린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아즈미 준 재무장관은 “엔화 강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 일본 경제를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투기 세력’에 선전포고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전쟁이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고, 세계 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그어느때보다 훨씬 더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