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년을 맞은 축구 주말리그제가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데에는 선수 개개인뿐만 아니라 이들의 인성과 학업 향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일선 학교의 노력도 한몫했다.
‘운동부 학생 특별 학업 프로그램’을 짜서 무보수로 운동부 아이들에게 특별 지도를 해주는 과목별 교사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가한 아이의 천근만근 눈꺼풀을 치켜들어주며 학습과제물 준비를 독려하는 학부모들, 권역리그 예선 통과와 학습 미달자 감소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한 감독 등의 분투는 눈물겨웠다.
서울 장훈고등학교는 운동부 학생들만의 아침학습시간을 만들었다. 사교육 기회가 많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전날 밤 과제물을 못다 한 운동부 학생들에게 과제물 처리시간을 주는 것이다.
서울 경희고등학교 교사들은 운동부 학생들을 위해 특별 교양 강좌를 마련했고, 대전 유성생명과학고등학교는 생활한자 쓰기, 기초영어 강좌 등 축구부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알찬 프로그램들을 별도로 개발했다.
서울 보인중학교는 드라마 ‘공부의 신’처럼 운동부 학생들의 효율적인 학습 지원을 위해 ‘학습클리닉’을 마련했다. 상당수 운동부 학생이 운동 때문에 공부가 벽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학습의 흥미를 부여하고 학습 능률을 올리기 위한 특별반이다. 이 클리닉의 내용에는 인성 교육도 포함돼 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5개 과목을 가르치는 ‘기초학력 증진 프로그램’도 운용 중이다. 여기에 덧붙여 월ㆍ화ㆍ목요일에는 보충심화학습에다 한자 자격 공부도 시켜주고 있다.
경기도 풍생중학교도 특별반을 운영한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 이물감’을 덜기 위해 특별반 이름을 ‘월드컵반’으로 정했다. 주 3회, 오후 7시30분부터 90분간 진행한다. 부산진중학교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초빙해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인재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호평받고 있다.
서울 우이초등학교에서는 운동부 친구를 돕기 위해 아이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또래 학습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성적이 좋거나 설명을 잘해주는 친구가 축구부 부원의 부족한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인천 남동초등학교는 축구부를 위한 방학 특별 학습과 학습 부진아 지도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고, 부산 효림초등학교는 개인별 학습지도 카드를 만들어 선생님들이 세심하게 축구부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대전 중앙초등학교는 ‘대전 사이버가정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개인별 ‘눈높이 학습’까지 해주고 있으며, 경기도 회룡초등학교는 체육인재육성재단과 연계한 학업 증진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오주학 보인중학교 축구감독은 “주말리그 첫해인 2009년에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는데, 정선우 부장 선생님 등 여러 동료 교사가 팔을 걷고 나서니까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면서 학부모와 선수 모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학교에서는 이 같은 노력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보다 체계적이고 세심한 지원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강압과 물리력을 우선시하는 운동부의 옛 관행이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고, 공부 때문에 새로운 부담을 느낄 ‘학습 부진 선수’의 좌절감도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함영훈 선임기자ㆍ신상윤 기자/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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