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카다피 체제는

NTC ‘리비아 안정화팀’구성

치안·교육등 인프라구축 작업

카다피이후 권력공백 불가피

부족간 갈등 증폭 우려도

6개월 넘게 이어지던 리비아 내전이 반정부군의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임박했다면서 리비아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 수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카다피 체제 이후 통치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NTC 측은 권력이양 작업과 치안, 보건, 교육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청사진 마련을 위해 ‘리비아 안정화팀’이 이미 구성돼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압델 잘릴 NTC위원장 0순위=카다피가 권좌에서 물러난 후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이끌 인물로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사진> NTC위원장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압델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체제 아래에서 2007년부터 법무장관을 지냈으나, 지난 2월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에 항의해 정부 각료로는 처음 사임했다.

그는 지난주 카다피가 퇴진하면 8개월 내 권력 이양을 위한 선거를 치르고 새로 수립될 정부가 두 달 내 헌법 초안을 작성한다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NTC에서 국방장관직을 맡고 있는 오마르 알 하리리도 반군의 승전 덕분에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1969년 카다피 주도의 쿠데타에 참여했지만 1975년 동료 장교들과 함께 카다피 정권 전복을 모의하다 발각돼 사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알 하리리는 15년 동안 옥살이한 후 1990년 감형돼 출소해 NTC에 합류했다.

이 밖에 야전 사령관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칼리파 헤프티르 전 장군,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NTC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압델 하페즈 고카도 포스트 카다피 시대를 주도할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리비아 ‘제2의 이라크’ 가능성 농후=카다피 퇴진 이후 상당기간 권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서 리비아에 카다피 이후를 준비해온 야당이나 시민ㆍ사회ㆍ노동ㆍ종교단체 등 대체 세력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거점을 둔 반군 지도부는 카다피 체제에서 이탈한 장관과 반정부 인사, 해외 망명자, 아랍민족주의자ㆍ이슬람교도 등 정치적 견해를 다른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카다피 축출’이란 명분을 위해 모였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해 향후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반군이 승리하면 그들이 통치할 수 있을까’란 기사에서 “주된 불확실성은 카다피가 물러나고 나서 리비아가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반군이 막을 수 있는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강력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리비아 내 140여개 부족 간 정치ㆍ경제적 갈등이 증폭될 경우 이라크와 같은 혼란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라크에서는 8년 전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도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을 비롯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카다피 퇴진 후 부족 간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비등할 경우 리비아 내부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포스트 카다피’를 대체할 만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유엔이 당분간 리비아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