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기준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G20(주요20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달 7~8일 프랑스 파리에서 원자력 발전의 안전기준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공동개최한다.

8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이번 회의 개최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의 원전 안전성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 당국자는 “프랑스는 당초 지난달 6~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G20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원전 안전기준에 대한 논의를 집어넣으려고 했지만, G20 국가 간에 일부 이견이 있어 6월에 관련 회의를 별도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는 G20 각국의 원전개발과 안전문제를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급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G20은 지난 3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후쿠시마원전 방사능 누출로 촉발된 원전의 안전기준에 대한 논의를 테이블에 올려놓을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가장 최근에 열린 G20 장관급 회의인 4월 워싱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일본 대지진이 세계경제 전반, 특히 국제 에너지ㆍ상품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으며, 원전 안전성에 관한 논의는 경제 이슈를 다루는 회의 성격상 다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G20이 이번에 원전안전 기준을 논의하겠다고 나선 것은 원전 강국이자 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원전 안전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구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프랑스에 원전이나 핵 관련 이슈들을 선점당하기를 꺼리는 미국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오래된 원전 7개소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원자력정책의 방향전환을 모색하는 독일 등이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나 해법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은 일본 도쿄 도심에서 대규모 원자력발전 반대 시위가 열렸고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을 때린 혐의로 잡혀갔다고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7일 도쿄 번화가인 시부야(澁谷) 등지에서 시민 1만5000명(경찰 추산은 4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원전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가 개최됐다.

집회 후에는 밴드와 DJ, 스피커를 실은 트럭 4대가 앞장서고, 가장행렬 등이 참가한 축제 분위기의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20대 참가자들은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거리에서 춤을 추거나 북을 치는 등 1960∼1970년대 일본 대학생 시위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여성(40) 참석자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지난 6일 수도권 부근 하마오카(浜岡) 원전의 운전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가동되는 원전은 여전히 많다. 원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예선 기자/ch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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