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총리 “조건 양호”

추가 긴축조치 불가피

그리스 국채금리 급상승

모라토리엄 임박 우려

금융시장 불안감 여전

포르투갈이 3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년에 걸쳐 모두 780억유로(약 123조5123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구제금융을 먼저 받은 그리스의 국채 금리가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조만간 채무조정이나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란 우려가 증폭돼 금융시장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포르투갈 780억유로 수혈=포르투갈의 주제 소크라테스 과도내각 총리는 이날 생방송 회견에서 구제금융 조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블룸버그와 포르투갈 주요 언론은 구제금융 규모가 총 780억유로라고 보도했다.

소크라테스는 구제금융 조건이 “양호하다”고 강조하며 올해 재정 적자율을 국내총생산(GDP)의 5.9%, 내년에는 4.5%, 그리고 2013년에는 EU 허용치인 3%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포르투갈 정부가 지난 3월 적자 목표치를 올해 4.6%, 내년에 3%, 2013년에는 2%로 각각 책정했다고 밝힌 점에 비하면 감내하기 힘든 조건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공공 부채율은 지난 2007년 GDP의 68%이던 것이 지난해 93%로 상승한 바 있다.

소크라테스는 지원 조건에 공무원 봉급과 최저 임금을 더 낮추거나 공무원을 추가 감축하는 내용이 없으며 정부가 저축은행 지분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EU 재무장관들은 지난달 8일 성명에서 포르투갈 구제 프로그램이 “획기적인 재정 조정과 민영화 계획”을 포함하며 “금융 부문의 유동성과 지급능력을 유지하는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추가 긴축조치가 예상된다.

▶그리스 빚잔치 임박=하지만 유럽 금융권은 포르투갈에 안도하기보다 그리스의 채무 구조 조정설이 커지면서 다시 술렁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일 113bp(1bp=0.01%) 하락했으나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24.78%라면서 시장에서는 여전히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2년 만기채와 유로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격차가 10%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더이상 벌어지면 유로 4위 경제국인 스페인에까지 이번 위기가 전염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유럽 투자 책임자 앤드루 발스는 정책 당국이 지금까지 그리스, 아일랜드 및 포르투갈까지 힘겹게 막고 있지만 금융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질서있게 채무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다음 수순’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는 데 이들이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앞서 구제받기로 합의한 1100억유로 가운데 지금까지 530억유로를 지원받았지만 자금이 고갈돼 내년 하반기에는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채무 감축 조정을 하자는 카드를 꺼낼 것이란 게 금융시장의 지배적 관측이다.

만약 내년에 디폴트를 모면하더라도 어차피 그리스가 모두 1120억유로의 채무를 차환해야 하는 2012~2015년 사이에는 중대 고비를 맞기 때문에 빚 잔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