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역사적인 미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문제부터 중국 인권문제, 한반도, 쇠고기까지 다양한 의제를 놓고 그동안 미·중 양국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의제 사전조율작업을 벌여왔다.

우선 미중 양국간 큰 틀에서의 관계 규정은 지난 15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국무부에서 행한 미ㆍ중 관계 정책연설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시 클린턴 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은 실질적 이슈에 대해 구체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돼야한다”며 양국 간에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면서 포괄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각론 분야에선 양국의 견해차가 뚜렷한 만큼 의견일치를 이룰 분야는 많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만문제를 놓고 양국이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않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문제를 강하게 거론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은 그간 기조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한다는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 문제를 핵심으로 한 중국의 인권문제와 언론·출판·종교의 자유 등도 이번 정상회담의 논의 대상이지만 중국이 강한 반감을 갖는 사안이어서 의견접근이 쉽지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함께 국제사회는 위안화 평가절상, 미국의 대중(對中) 쇠고기 수출 재개,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실천, 보호주의 조치라고 비난받는 중국의 자주창신(自主創新) 제도 등의 향배에 관심을 갖고 이런 내용이 공동성명에 어떻게 녹아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안화 평가 절상문제는 미국의 ‘창’에 중국이 어떤 ‘방패’로 막아낼 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후 주석의 방미에 때맞춰 미국 의회는 위안화 절상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18일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 소속 3명의 상원의원들이 위안화 약세에 대처하는 법안을 이번 주 중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는 미국이 원하는 만큼 수용할 수 없지만, 대신 미국 상품의 대규모 구매 공세로 압력을 완화시키며 양국 경제관계를 조절하겠다는 전략이다.

베이징 외교가는 후 주석의 시카고 방문때 중국 최대 컴퓨터업체인 레보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 등의 거물급 중국 기업인 500명이 동행한다는 점에서 양국이 경제협력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후 주석의 미국 방문에 앞서 120명 규모의 통상사절단을 미국에 보냈다. 신화통신은 이들이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미국 기업들과 총 6억달러에 달하는 6건의 거래를 체결하는 것으로 4일 일정의 미국 교역 방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재권 보호 문제와 관련,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수개월 전부터 강한 단속을 벌여왔다는 점을 미국이 어떻게 평가할 지가 관점포인트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관계에 있어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이벤트라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러나 양국이 주요 현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18일 중국 광저우 언론인 신콰이바오(新快報)는 “두 사람이 한번 만나서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상대방에 대한 불신감은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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