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국방장관 회담 무슨 대화 오갔나

군사대화 실무그룹 설치엔 합의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로 인해 지난 1년간 중단됐던 미ㆍ중 군사 대화가 베이징에서 재개됐다. 양국 간 유화 모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노출, 향후 미ㆍ중 대화의 기상도는 그리 맑아 보이지 않는다. 관영 신화통신은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방중 이틀째를 맞은 로버츠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10일 베이징(北京) 바이다러우(八一大樓)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 군사 교류 문제, 한반도 평화ㆍ안정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향후 지속적인 군사 대화를 위해 ‘실무 그룹’을 설치하고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하는 등 향후 군사 협력 및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까지 미ㆍ중 간 국방 교류의 걸림돌이 돼온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문제, 그리고 중국의 첨단 무기 개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팽팽하게 맞섰다.

량 국방부장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행위는 중국의 핵심 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중국은 중ㆍ미 관계를 더욱 손상시킬 수 있는 그런 행위가 재발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중국군의 무기 시스템 연구와 발전은 세계의 어느 나라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어디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량 부장의 이런 주장은 게이츠 장관이 중국의 ‘젠(殲)-20’으로 불리는 스텔스 전투기 독자 개발과 미 항모 격침이 가능한 새 유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시한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젠-20’의 개발이 시험 운항 단계에 진입하고 이미 광범위한 실험 과정을 거쳐 신형 대(對)함정 탄도미사일(ASBM) ‘DF-21D’를 배치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 항모 전단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국방장관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게이츠 장관의 방중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모처럼의 화해 분위기가 깨질까 봐 상당히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커 얼음이 한꺼번에 녹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미ㆍ중 간 대화 무드는 이어지고 있으나 양국이 소매에 칼끝을 숨기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양밍제(楊明杰) 원장보는 국제뉴스 인터넷 포털인 궈지짜이셴(國際在線)에서 “중ㆍ미 군사 교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서로 간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과 무기 수준에 대해 편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점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