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4일까지 결정 않으면 탄핵 추진” 최후통첩

與 “행정부 수반과 국가원수 역할 달라” 권한 견제

시한은 12월 31일…‘결단’ 없이 기싸움에 혼란 가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기념촬영 후 고위당정협의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기념촬영 후 고위당정협의회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체제가 출범한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균열이 갈 조짐이다.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싸고 여야는 한 권한대행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국정 운영 수습에 전력을 다해도 모자를 시간에 정쟁으로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총리실에서는 “정치적 사안들은 좀 정치인들끼리 교통정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 등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4일까지 상설특검 후보 추천 및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 공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며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 절차도 지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시일을 두고 한 권한대행의 탄핵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시일을 앞당겨 추가 압박에 나선 것이다. 조국혁신당도 같은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작성해 공개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고 대치 중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하는 기대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아직까진 말을 아끼고 있다. 1월1일까지 공포하거나 거부권 행사를 결정하는 만큼 충분히 고민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동안 김 여사 특검법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왔기에 이를 뒤집기에 부담이 크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양곡관리법 등 6개 쟁점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의 반발에도 정책 관련 법안이란 이유로 ‘연속성’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간 대치로 한 권한대행의 운신 폭이 좁아지면서 총리실 내부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환율 급등, 대외신인도 약화 등 각종 민생 관련 현안이 산적한데 정쟁 이슈에 매몰돼있어서다.

총리실 관계자는 “탄핵 이슈로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신뢰를 잃으면 안 되는 상황 아니냐”며 “정치적 사안들은 정치인들끼리 정리가 돼야할 부분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금 (내란특검법 등 거부권 행사여부는)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탄핵 기로에 선 한 권한대행의 선택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전에 권한대행을 지냈던 두 총리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두 전임 권한대행의 길을 걸을지, 새로운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몰린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황교안 국무총리는 자신의 서명이 박힌 기념시계와 명패를 만들고 적극적인 외교행보에 나선 바 있다. 황 권한대행은 당시 여러 차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장 시찰에 나서는 등 행보를 보여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으로부터 ‘대통령 행세하지 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총리는 ‘현상 유지’에 집중한 경우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높았던 영향도 있었지만 군사정권과 민주정부에서 모두 일한 이력 덕에 여야로부터 신뢰를 받아 국정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당시 고 권한대행은 잠잠히 업무에 매진하며 17대 국회의원 선거 등 큰 국정 사안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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