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짐 캐리.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할리우드 스타 짐 캐리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폭행 사태를 일으킨 윌 스미스를 향해 “체포됐어야 했다”고 맹비난했다.

짐 캐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CBS의 게일 킹과의 인터뷰에서 윌 스미스와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에 기립박수를 친 영화인들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윌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나왔을 때 역겨웠다”면서 “우리가 더 이상 멋진 클럽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윌 스미스가 경찰에 체포됐어야 했다”며 “나라면 윌 스미스를 상대로 2억 달러(약 2400억원) 소송을 냈을 것이다. 그 영상은 영원히, 그리고 어디에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화가 났다면 앉은 자리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트윗을 날리거나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나 무대 위에 올라가 누군가의 얼굴을 때릴 권리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짐 캐리는 “나는 윌 스미스에 대해 아무런 원한이 없고 그가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모두의 빛나는 순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기적인 행동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윌 스미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탈모 증상을 앓는 자신의 아내를 향해 과한 농담을 하자 돌연 무대에 올라 록의 뺨을 때렸다.

이후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와 후보들에게 사과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뒤풀이 행사에서 폭행 사태를 개의치 않는 듯 수상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윌 스미스는 이튿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록을 언급하며 “내가 선을 넘었고 내가 잘못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그는 “폭력은 어떤 형태로든 독성이 강하고 파괴적이다.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나를 향한 농담을 받아들이는 건 내 직업의 일부지만, 제이다(아내)의 질환을 두고 농담한 것은 나로서는 심하다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작자와 모든 참석자, 전세계에서 지켜보던 시청자께도 사과한다”며 “내 행동을 깊이 후회한다. 내 행동만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에게 (전날 밤이) 아름다운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날 스미스의 폭행을 규탄하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