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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조한 시기, 눈과 입도 바싹~ ①] 입안이 쩍쩍…‘미각 상실’에 ‘감염’위험까지?
하루 1~1.5ℓ이하 침 분비 때 발생…감염·약물·빈혈·당뇨 등 원인…물 자주 마시면서 입 안 가셔줘야

# 주부 이모(57) 씨는 몇 주 전부터 입 안에 불덩이를 물고 있는 것처럼 혀가 타는 듯이 화끈거리고 아픈 증상이 계속되어 불편함을 겪고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혓바늘 증상이라고 생각해 방치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입 안이 마르고 맛을 느끼지 못하기까지 하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황급히 치과를 찾은 이 씨는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1~1.5ℓ의 침이 분비된다. 이보다 침이 적게 나오는 경우 입이 마른다고 느낄 수 있는데, 입 안이 텁텁하고 마르는 느낌이 자주 든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65세 이상 인구 증 30%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강건조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처럼 건조한 시기에도 특히 신경써야 하는 질환이다. 구강건조증이 발생하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대화에도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치주염, 구강작열감증후군, 구취, 미각장애, 구강궤양 등의 구강 질환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침 분비 감소’ 원인…심하면 미각 상실=구강건조증은 침의 분비가 적어 입 안이 마르는 증상을 말한다. 침이 적게 나오면 혀에 백태가 심하게 생기고, 입 안이 말라 구강점막이 위축돼 있을 뿐 아니라 입술이 잘 마르고 염증이 잘 생기며 입 안 점막에 감염, 궤양이 자주 생기게 된다.

허영준 노원다인치과병원장은 “침은 입 안을 보호함은 물론 음식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어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치아 표면에 있는 음식물을 씻어 내 주고, 입 안을 산성에서 중성으로 만들면서 충치를 예방해주는 등 각종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구강건조증이 심해질 경우에는 미각 상실, 씹는 능력 감소, 정확한 발음의 어려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또 구강 내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재발해 감염까지 동반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강건조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원발성(일차적)과 속발성(이차적)으로 나뉜다. 먼저 원발성 구강건조증은 타액선 종양, 감염, 방사선 치료, 쇼그렌 증후군 등 국소적 또는 전신적 질환으로 인해 침을 분비하는 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원인이다. 반면 속발성 구강건조증은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비타민 결핍증, 빈혈, 당뇨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약물은 구강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500개 이상의 약물이 침의 분비를 감소시키거나 침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원장은 “이 밖에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흡연이나 짠 음식, 과자 등을 자주 먹는 생활 습관도 구강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구강건조증은 입 냄새, 충치,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물을 자주 마시면서 입 안 가셔 주면 효과” =구강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입 안이 마르지 않도록 구강점막의 습기를 유지하고, 평소 병원을 찾아 구강점막을 자주 관찰하는 것이 좋다. 또 적절한 구강 위생을 위해 칫솔질을 자주하고, 방부제가 섞인 구강 세척제로 입안을 자주 헹구면 좋다.

또 무카페인ㆍ무가당 음료를 자주 마시면서, 적절히 영양을 섭취해 줘야 한다. 음식은 되도록 맵거나 건조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이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 많은 약들이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 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액선 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경우에는 침의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김경아 을지대병원 치과 교수는 “입 안이 텁텁하고 건조함을 느낄 때 무설탕껌, 사탕, 신맛을 내는 과일 등은 침의 분비를 도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비타민도 꾸준히 섭취하면 입 안의 침 분비를 자극하고 구강 내 건조한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타액선의 분비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인공 타액으로 구강 점막의 습기를 유지시키면 구강건조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과 우유다. 김 교수는 “구강건조증으로 침 분비량이 적은 경우 물을 자주 마시면서 입 안을 가셔 줘야 한다”고 했다. 다량의 물을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입을 적시는 것이 좋으며,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연하 작용, 미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입술에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고, 수면 중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허 원장은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침샘 활동이 억압돼 침 분비가 줄어들게 되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숨을 쉴 때는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입 안이 건조해 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술과 담배는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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