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진의 남산공방] 핵 억제와 대화 채널
국제적인 제재 속에서도 계속돼 온 북한의 핵 개발은 지난 9월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핵무력을 법제화하는 데 이르렀다. 이 법령은 북한이 국제적으로 책임있는 핵 보유국임을 내세우려는 의도로도 보이지만, 위험에 처할 경우 핵타격을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한다는 조항이 눈에 뜨인다. 북한은 이미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의 지시로 전술핵무기 개발에 돌입한 상태인데, 이와 같은 자동 핵타격 조항은 전술핵무기 지휘통제 권한을 작전부대 지휘관에게 위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달 들어 주요 전술핵무기 운반수단으로 알려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또 했다. 이와 같은 핵무력 법령 조항, 전술핵무기 개발 지시, 전술핵 투발 수단 실험 지속은 북핵 능력이 전술핵무기 보유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사실 전술핵무기의 특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2022.09.30 11:28
[김광진의 남산공방] 한미동맹에서의 우주 협력과 우주 억제
지난달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도 독자적인 위성발사체를 소유한 국가들이 드는 우주클럽에 가까이 서게 됐다. 물론 세계 상업위성 발사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리 우주발사체의 신뢰도를 더 높일 필요는 있다. 우주발사체의 신뢰도는 발사 성공률로도 측정되는데 발사체 운용기간의 실패 사례가 적을수록 높아진다. 국제 위성 발사 수주시장에서는 95% 수준의 신뢰도는 있어야 보험회사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 경쟁에서 유리해진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다고 알려진 러시아 소유즈 로켓은 1963년부터 2000년까지 1088회 발사를 성공시키는 가운데 8회의 실패 기록만 남겨 99.3% 신뢰도를 갖고 있다. 이렇듯 우주발사체의 신뢰도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의 우주개발에서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후발 우주개발국으로서 선진국과의 협력이 중요할 수 있는데 다행히 우리는 한미 동맹이라는 자산이 있다. 마침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
2022.07.29 11:18
[김광진의 남산공방] 누리호 발사 성공…국방과 민간 우주력
한국 민간우주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누리호’ 발사가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때마침 국방부는 국방우주력 건설을 위해 국방우주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제 국방우주력과 민간우주력의 관계를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미국의 민간우주력을 이끌었던 유인 우주 프로그램은 1960년대 유인 달 탐사 비전 선언 이후 대규모로 확대됐으나 최초의 인간 달 착륙을 정점으로 투자가 다시 감소했던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재개 선언에 따라 투자는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이것은 시간적 흐름에 따라 민간우주력 발전의 부침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상용우주력에서도 정부 또는 정부를 대리하는 대기업들의 위성 발사 수주 경쟁부터 뉴스페이스 시대에 부상한 벤처 우주기업들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있어왔다. 이렇듯 역사 속에서 민간우주력과 상용우주력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국가우주력 내의 나머지 영역인 국방우주력과의 관계 역시
2022.06.24 11:04
[김광진의 남산공방] 우주에서의 활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의 강한 항전 의지와 함께 서방의 군사지원 증가 속에서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그와 함께 전쟁의 범위도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우주 영역에서도 전쟁 행위가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발표에 의하면 서방의 GPS 우주 기반 항법 신호가 러시아의 방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는 사용되지 못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가 지원하는 해킹 집단은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우주 기반 항법 신호 사용을 차단하는 중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주까지 확대된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과거 구소련 민간 우주 프로그램 유산의 계승자로 상호 보완적 관계였다. 구소련은 러시아에 효율적인 우주 수송 수단 역할을 해주는 우주발사체와 유인 우주 체류 프로그램 등을 물려주었고, 우크라이나에는 대규모 로켓 엔진 생산 프로그램을 남겼기 때문에, 두 나라는 서로의 보완적인 도움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전쟁과 함께 두
2022.04.29 11:27
[김광진의 남산공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민군관계 방향성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만 한 달이 됐다. 한 달 전만 해도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공격보다는 하이브리드 방식 전쟁이 주로 예상됐다.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이름을 딴 게라시모프 독트린으로도 일컫는 하이브리드 전쟁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부터 널리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는 대규모 군대가 국경을 넘지 않았고 대신 사이버전·심리전·특수작전 등 비군사 수단과 비정규 군사작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전쟁을 수행했다. 휴가 처리된 러시아 군인들이 투입된다거나 친러시아 민병대에게 중화기를 제공하고 민간군사기업 용병을 보내는 식이었다. 그런데 2022년의 러시아는 예상과 달리 하이브리드 전쟁이 아니라 대규모 군대가 국경을 넘어 재래식 전쟁을 하고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가 보여준 재래식 군사작전의 모습도 예상과는 달랐다. 특히 러시아군의 항공작전은 미스터리로 보일 정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지상군뿐 아니라 전투기 수 1571대와 231대 비교에서 알
2022.03.25 11:03
[김광진의 남산공방] 과학기술 혁신 시대의 국방 인재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학기술 혁신이 여러 분야에서 키워드가 되고 있으며, 국방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방과학기술 발전은 미래 국방의 중요한 화두이며, 이 같은 맥락에서 인공지능(AI)과 무인 자율무기와 같이 게임체인저도 될 수 있으며, 부족한 인력을 대체할 수도 있는 능력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인공지능과 무인 자율무기 시대의 국방 분야 인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물론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와 그 중요성에 대한 공감 능력이 우선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과학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동반될 현상에 대한 대처 능력 역시 필요할 듯한데 이 부분은 통상 간과되기가 쉽다. 과학기술 혁신에도 계속 나타날 수 있는 현상 가운데 첫 번째는 인류의 전쟁역사에 항상 개입해왔던 우연과 행운이다. 인류는 지금도 과학기술을 통해 우연과 행운으로 말미암은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과학기술이 완벽하게 불확실성을 통제할 것이라고 용감하게 장담하
2022.02.25 11:21
[김광진의 남산공방] 국방개혁과 병영문화
최근 정부는 국방개혁을 점검하면서 군 구조, 방위사업, 국방 운영 및 병영문화 개혁과제들의 성과를 평가한 바 있다. 여기에서 우리 군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병사들의 병영생활과 직결되는 과제는 병영문화 개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장병 기본권 확대와 복지인프라 확충 등 병영문화 개혁 방안이 어떻게 군의 역량을 강화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병영문화 개혁은 요즘의 시대 변화에 따라 당연하다는 생각만이 지배하는 듯하다. 사실 시대적 변화의 하나로, 한국 사회는 인구 감소와 함께 교육 수준이 높아진 병역 연령 세대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는 변화가 있다. 또한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은 군 내 무인화를 가능하게 해주어, 군이 병사들의 인권과 복지에 더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끔 변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사회와 과학기술 변화로 인해 병영문화 개혁의 당연함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때 문화적 변화도 거들고 있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2022.01.28 11:02
[김광진의 남산공방] 국가안보와 방위산업의 역할
최근에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2’와 K-9 자주포의 수출 소식이 있었다. 세계 무기시장에서 강대국 방위산업과 경쟁하며 우리 방위산업이 거둔 훌륭한 성과라 할 만하다. 사실 방위산업에서 강대국과 중견국의 차이는 존재한다. 강대국 방위산업은 군사적으로는 범세계적 군사기술 패권 유지를 목표로 한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당시 3차 상쇄 전략에서 천명한 군사기술의 지배력 유지는 방위산업의 우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국내 방위산업의 생산과 수출물량 증가를 통해 새로운 고용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정치·외교적으로 강대국 방위산업에서 생산된 무기의 해외 이전 승인과 보류는 해외 수입 대상국에 대한 정치적 보상과 제재 수단이 되기도 한다. 냉전 시대에 초강대국들은 해외 무기 이전을 동맹국 확보경쟁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한 바 있다. 이렇듯 강대국의 국가안보에서 방위산업의 중요성은 자명하다. 그런데 중견국 방위산업은 세계 최고 군
2021.12.24 11:05
[김광진의 남산공방]명품 방위산업 시대를 준비하면서
얼마 전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 분담금에 대한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의 방산 수출 역사에서도 명품 전차와 명품 자주포 등에 이어 명품 전투기도 등장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친김에 명품 무기 체계뿐 아니라 명품 방위산업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명품 방위산업이라면 강대국들의 방위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사실 그들과 우리의 방위산업 간에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우리 방위산업의 특징은 먼저 무기 플랫폼의 수입 대체를 위한 국산화에 있다. KF-21과 같은 전투기를 국내 개발하지 않고 외국에서 직도입할 경우 구매비용에 판매국의 연구개발비용까지 포함될 때가 많고, 도입 이후에도 전투기 성능 업그레이드와 후속 군수 지원 등의 비용이 계속 판매국에 주어질 때가 많다. 그러므로 무기 플랫폼을 국산화는 국방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KF-21 공동 개발처
2021.11.26 11:02
[김광진의 남산공방] 한국형 우주발사체 시험 이후 우주 삼분지계(三分之計)와 통합억제
지난주에 최초 국산기술에 의한 한국형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관심과 격려를 보낸 바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우주력은 1990년대 과학 로켓과 국산 위성 제작을 시작으로 이제 중형 통신위성을 자체 설계하고, 순수 국산 우주발사체를 제작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그런데 공군의 미래 우주력 계획인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직접 설계했던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이제는 우리도 더 포괄적으로 우주 개발을 설계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우주를 향한 도전은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따른 연구와 탐사 위주로 진행되어와서, 우주를 통한 과학기술 발전이 핵심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주 우리의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에 즈음하여 북한이 SLBM 시험 발사를 했듯이, 우주는 과학기술 발전의 대상만이 아니라 안보의 현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대 군사력의 관건인 신뢰성 있는 지휘 통제 및 통신과 정보 공유는 위성에 의존하고 있고, GPS 위성 신호를 사용하는 정밀
2021.10.28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