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시 90㎜ 팝업…화면·해상도 확대
플레오스 커넥트, OTT·영화채널 감상
10만번 작동·영하 30도 시험끝 완성
25개 B&O 스피커가 3D사운드 제공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이 그간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럭셔리 경험을 제공한다. 정차하면 디스플레이가 위로 솟아오르며 차 안이 마치 ‘영화관’처럼 바뀐다. 평소에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가로형 화면이지만, 버튼을 누르면 크기가 약 1.7배로 확대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변신한다.
9일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지털 미디어 채널 ‘HMG 저널’에 따르면 GV90에는 ‘팝업형 센터 OLED 시네마틱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제네시스 모델 가운데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한 것은 GV90이 처음이다.
주행할 때 시네마틱 디스플레이는 좌우로 긴 23.6인치 화면으로 작동한다. 내비게이션과 차량·미디어 관련 정보를 표시하고, 별도의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 주행 속도와 길 안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작동 상태 등을 운전자 앞에 보여준다.
차가 멈추면 성격이 달라진다. 확장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90㎜ 위로 올라가면서 평소 가려졌던 화면까지 나타난다. 화면 크기는 기존보다 약 1.7배 커지고 해상도는 3840×1440까지 확대된다. 이때 화면은 미디어 홈 모드로 바뀌어 스마트TV처럼 각종 OTT와 라이브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윤인호 현대차 인포테인먼트플랫폼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시네마틱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로 몰입감이 높은 영화관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팝업 상태에서는 화면이 미디어 홈 모드로 전환되는데, 집에 있는 스마트TV처럼 다양한 OTT와 라이브 채널 등을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 AI’도 탑재됐다. 운전자는 AI와 대화하면서 차량 기능을 조작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움직이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차량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진동과 내구성, 소음을 잡는 게 핵심 과제였다.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구조가 추가되면서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필요했다.
안종교 인포테인먼트디바이스설계팀 책임연구원은 “팝업 기능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을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차체를 지지하는 카울 크로스바에 직접 고정했다”고 말했다.
개발진은 소음과 마찰을 줄인 모터와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장치를 적용했다. 화면을 10만회 넘게 올렸다 내리는 내구성 시험을 했고, 영하 30도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안 책임연구원은 “화면을 10만번 넘게 올렸다 내려도 문제가 없었다”며 “온도가 달라져도 작동 소음은 40㏈ 이하로, 도서관 정도의 수준이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도 고려했다. 주행을 시작하면 확장됐던 화면이 다시 내려오는 구조로 설계됐다. 대형 화면이 조수석 에어백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간섭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화면 크기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소프트웨어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내비게이션과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을 나누고, 스마트폰과 비슷한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이민아 인포테인먼트UX개발팀 책임연구원은 “내비게이션과 다른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의 앱 화면 정책을 설계하고, 스마트폰과 유사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좌우로 긴 화면을 고려해 메뉴바도 양쪽으로 나눴다. 기존보다 약 2배 넓어진 HUD에는 주행가능거리와 드라이브 모드 등의 정보가 추가된다. 계기판과 HUD,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제어기가 담당하기 때문에 화면별 자원을 실시간으로 나눠 지연을 줄이는 방식도 적용됐다.
자주 쓰는 기능은 별도 버튼으로 바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앱’ 버튼을 누르면 앱 선택 화면으로 이동하고, ‘차량 설정’ 버튼을 통해 주요 기능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그래픽은 화려함보다 정보량을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수열 인포테인먼트UX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결국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보다 무엇을 덜 보여줄 것인가를 중요하게 고민했고, 이를 통해 제네시스다운 여유롭고 세련된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영상 경험을 뒷받침하는 음향 시스템도 갖췄다. GV90에는 25개 스피커로 구성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리얼 글라스 소재의 크리스탈 버튼과 미디어 볼륨·온도·풍량 등을 조작하는 센터 노브 디스플레이도 배치됐다.
한편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GV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로, 전용 eMP 플랫폼과 123.5㎾h 배터리 등을 탑재했다. 팝업형 OLED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는 당시 공개된 주요 신기술 가운데 하나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