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2단지 前집행부에 아파트1채 추진
조합원 87% 찬성해 폐지·성과급 0원 확정
법원도 효력정지…고액성과급 갈등 지속
서울 강남구 래미안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사진) 재건축조합에서 전 조합장(청산인) 등 집행부에 최고 40억원에 달하는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려던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조합원들의 반발로 기존 집행부가 해임된 데 이어 법원도 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 새로 들어선 집행부도 성과급을 ‘0원’으로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2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청산총회를 열고 ‘청산인 성과급 0원 의결의 건’을 가결했다. 서면결의 1100명과 현장 참석 177명 등 총 1277명이 의결에 참여했으며 이 중 1114명(87%)이 찬성했다. 반대는 18명, 무효·기권은 145명이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 9월 29일 청산총회에서 통과됐던 기존 성과급 지급 결의를 폐기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해당 안건에는 1126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했다.
갈등은 지난해 첫 청산총회에서 불거졌다. 당시 조합은 재건축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발생한 이익금 약 145억원을 조합원들에게 배분하는 한편, 일반분양됐다가 계약이 취소된 84㎡(전용면적) 아파트 1채를 전 조합장 A씨 등 집행부의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당시 동일 면적 아파트가 36억원에 거래되자 수십억원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됐다. 당시 총회에서는 조합원 1182명 가운데 648명이 찬성표를 던져 지급안이 가결됐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미 조합 임원들이 재건축 사업 과정과 청산 법인 운영 과정에서 급여를 받아온 상황에서 수십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별도 성과급으로 받는 것은 지나치다는 이유였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비용을 모아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조합 재산을 지키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청산인 해임을 위한 동의서 651명분을 확보했다. 결국 같은 해 12월 27일 해임총회가 열렸고 A씨를 비롯한 당시 청산인과 감사 전원이 해임됐다. 이후 법원은 올해 2월 기존 총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같은 달 B씨를 새로운 청산인으로 선임했다. 새 집행부는 외부감사를 실시하고 조합원 설명회 등을 진행한 뒤 이번 청산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수십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이 통과된 지 약 1년 만에 기존 지급안은 폐기되고 새 청산인의 성과급은 0원으로 결정됐다.
새 청산인 B씨는 “조합원들이 조직력이나 자금력에서 열세이면 부당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데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정비사업지에서 고액 성과급을 둘러싼 분쟁이 지속되고있다. 법원도 성과급 액수와 사업 성과 등을 따져 사안마다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과거 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에서는 조합장 등 집행부 10명에게 약 130억원의 성과급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자 조합원들이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성과급 규모가 지나치고 형평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면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반면 래미안 원베일리(옛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에서는 조합장에게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10억원을 둘러싼 소송을 두고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사업 추진을 통해 조합에 돌아간 추가 이익 등을 고려하면 10억원을 지나치게 많은 성과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성현 기자
qu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