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서 용도상향 심사…결과는 불투명
일부 시의원 의견 미제출자를 ‘반대’ 해석…통합안 무산 가능성
오락가락 행정 혼란 가중…주민 박탈감ㆍ분양가 상승 가능성도
상가ㆍ캐노피 ‘생활가로’ 의미도 퇴색..진입로 사라져 난관 우려
김미경 의원 “의원마다 생각 달라...사업 지체되지 않도록 최선”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서울시 재개발 사업으로 용산구가 기지개를 편 가운데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에 적신호가 켜졌다. 통합개발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역 분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재검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막대한 민원과 사회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업계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도시계획관리위원회(위원장 김미경)에서 용산정비창 1구역의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 의견청취’가 진행된다. 개발 찬반 여부가 아닌 용도지역 적정여부 심사가 골자지만, 구역 분리 개발이 쟁점이다.
용산정비창 1구역은 용산 지구단위계획의 핵심지역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서울시 공공건축가 자문과 보완을 거쳐 밑그림은 완성된 상태다. 높이 120m의 주상복합과 업무ㆍ오피스텔동을 포함한 청사진은 심의가 눈앞이었다. 도시환경정비계획 수립ㆍ정비구역 지정안은 2013년부터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건축가 보완을 거쳐 지난 3월 서울시로 상신됐다.
지정안의 균열은 최근 감지됐다.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가 심사에 앞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유자간 갈등 문제가 거론됐다. 이에 용산구청은 1구역 주민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렴해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위원들은 쟁점으로 떠오른 통합과 분리 사이에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첫삽을 기다리던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용산정비창 1구역의 한 주민은 “분리 개발로 결정이 나면 지금까지 긴 기다림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초 용산구청 공람안대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구역 분리 이야기가 왜 다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태는 일부 시의원들이 주민공람 의견 미제출자를 개발 반대로 오인하고 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의견 청취 결과는 통합개발 찬성 51.9%, 의견없음 25.2%, 정비계획반대 19.2%다. 서울시는 앞서 공람의견 미제출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특히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용산구청이나 공람의견 미제출자의 설명을 듣지 않은 상태다.
도시계획관리위원회가 16일 현장을 방문했을때 일부 주민이 통합개발을 반대한다고 주장해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했으나 용산정비창 1구역의 용도지역 상향 불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구역 분리 문제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사항으로 지난 2015년 7월15일 통합개발로 결정된 사항이다.
오락가락 행정이 큰 사회적 손실과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차무철 용산정비창 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장(가칭)은 “지역 주민 95% 이상이 분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하면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게 되며 향후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진행한 용산구청 공람을 살펴보면 구역 분리를 원하는 주민은 임대수익이 많은 1-3구역 소유주 11명이다. 이들은 해당 구역을 별개로 나누거나 2구역에 편입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용산구청은 반대 주민과 분쟁 발생요인, 효율적인 토지이용을 위해 ‘구역 분리 불합리’ 결정을 내렸다. 이후 서울시가 용산구청에서 올린 통합계획안을 빼고 상업지역 분리를 토대로 그려진 계획안을 용산구청과 지역주민 몰래 2014년 소위원회에 상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용산구 한 공인 관계자는 “용산구에서 구역 분리 자체를 불합리하다고 판단했음에도 심의를 앞두고 이야기가 나온다는 자체가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졌다는 방증”이라며 “상업지의 특성상 용도지역을 변경하면 개발이익이 크게 상승해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리 개발에 따른 구조적인 후폭풍도 예상된다. 공공건축가 자문을 통해 그려진 설계안에는 상가와 데크(Deck), 캐노피 등을 이용한 유럽형 ‘생활가로’가 포함된다. 1-3구역의 용도를 변경하면 국제업무지구와 주도로를 연결하는 문화공원의 특색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또 진입로가 막혀 1구역 전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김미경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은 “의원들이 모여 용도지역 변경안을 재차 논의하겠지만, 개인적인 판단이 달라 결론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며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주민을 위한 의견이 절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