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한국조선소의 눈물

2011년 ‘A’ 현대상선 회사채 ‘D’ 등급추락…주식은 거래정지

조선업 2014년부터 수주절벽 ‘AA-’ 대우조선 투기등급 전락 그나마 나은 현대重 25조 감소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조선 빅3가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르면서 ‘우량’으로 평가받던 회사채와 승승장구하던 주가도 동반 몰락하고 있다.

해운업 경기가 좋았던 지난 2011년 당시 국내 신용평가사 3개곳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았던 현대상선의 무보증회사채는 5년만에 투기등급인 ‘D’등급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 빅3’와 ‘해운 빅2’의 전체 시가총액도 최근 5년4개월 새 45조원 넘게 증발했다.

법정관리 위기 몰린 ‘해운 빅2’=27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 해운 빅2의 신용등급을 조사한 결과, 가장 극적인 등급변화를 경험한 것은 현대상선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수시공시를 통해 현대상선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D’등급으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BB+’ 등급을 매긴 이후 신용평가를 하지 않았다.

해운업 경기가 좋았던 2011년까지만 해도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 3개사가 모두 투자적격을 의미하는 ‘A’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 글로벌 경기의 성장둔화 우려와 더불어 국내 수출산업들 역시 조금씩 주춤하면서 2013년부터 단계적인 하향세를 이어갔다.

잘나가던 국내 굴지의 해운회사가 몇 년 사이 일부 채권에 대한 원리금 미지급에 따라 ‘상환불능상태’(12일 한신평)에 빠진 기업이 된 것이다.

한진해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상선처럼 지난 22일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결정한 이후, 신용평가 3사 모두 신용등급을 ‘B-’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진해운에 대해 “이번 자율협약 신청으로 인해 이전에 비해 회사의 신용이벤트 발생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추가 구조조정 위기에 떠는 ‘조선 빅3’=조선업계는 해운업계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대규모 자금이 흘러들어간 덕분이다.

조선업계의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중국 조선업체들이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점해가고 과잉공급에 수요감소는 업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신용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2014년부터다. 업계는 자금투입이 한계에 다다르고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양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한 ‘수주절벽’을 맞이했다.

한신평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이 없다면 고정비 부담 확대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무려 1조2000억원의 대출자금이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이다. 신평사 3개사는 모두 2012년 대우조선해양에 ‘AA-’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매겼으나 2014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등급을 낮춰나갔다. 현재는 투기등급으로 평가되는 ‘BB+’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4개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양호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2012년 ‘AA+’에서 ‘A+’로 낮아진 상태다. .

한신평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한기평과 나이스신용평가는 각각 ‘AA’와 ‘AA-’에서 현재는 ‘A+’로 낮췄다.

5년4개월새 시총 45조원 증발=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의 2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2조4515억원이다. 이는 업황이 좋았던 2010년 말(50조1371억원)과 비교하면 75%, 37조6856억원 급감한 것이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전날 기준 시가총액 합은 9250억원으로, 2010년 말(8조4025억원)에 비해 89%, 7조4775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33조6680억원에서 8조5500억원으로, 25조원 넘게 증발했다. 현대상선은 5조1300억원에서 4590억원으로 무려 91%(4조6710억원)나 줄어 11분의 1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조선ㆍ해운 업계 주가는 경영난이 본격화된 4년전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012년 초 2만4750원이던 현대상선 주가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마지막 거래일인 19일(2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92% 하락한 셈이다. 4년전 가격의 10분의 1도 채 안된다.

한진해운 주가도 2012년 초 1만2100원에서 26일 1900원으로 84.3% 빠지면서 10분의 1수준이 됐다. 대우조선 주가도 동시에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2년 초 2만3450원이던 주가는 전날 78% 급감한 5150원까지 밀렸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 통폐합으로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중국 조선업과 글로벌 선주들이며 한국 조선소 두 세개 사라진다고 해서 선박 시장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룬다고 보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현 시장상황에 대해서도 ‘중국 조선업체 추격론’을 반박하며 ▷중소형 선박 개척 ▷중소 조선소 인력재배치 ▷국내 해운업과의 상생 ▷중소 조선소들을 위한 상선설계 지원센터 운영 등을 구조개편 방안으로 제시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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