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ㆍ일 주식시장에 ‘일본 연쇄지진’의 여파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연쇄강진과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합의 실패의 여파로 장 초반 3%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약보합세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일본기업과 경쟁선상에 있는 한국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자동차ㆍ면세점ㆍ아동복 관련주(株)가 들썩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장 초반 3% 가량 하락해 움직이고 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6.78포인트(1.94%) 하락한 1만6521.25로 개장했다. 그 후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9시28분께 1만6296.78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각종 ‘악재’의 영향이 컸다. 구마모토(熊本) 현에 발생한 연쇄 지진, 주요 산유국이 유가 안정을 위한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 가치가 급등했고 이는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ㆍ엔 환율은 107엔대로 떨어졌다. 달러ㆍ엔 환율은 지난 11일에도 1년5개월여만에 107엔대로 떨어진 바 있다.

한국증시도 일본 지진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약보합세를 유지한 가운데 자동차ㆍ면세점ㆍ아동복 관련주는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저가항공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면세점 업체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는 장 초반 2%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 주가는 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지난 15일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엔저에 매력을 느낀 중국인 여행객의 일본 선호가 지속되고 있었지만 이번 지진으로 일본을 기피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내 그랜드 오픈을 준비 중인 국내 면세점업계에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예상되면서 아동복 업체 주가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유아ㆍ아동복은 화장품, 전기밥솥과 더불어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많이 사가는 상품이라는 점에서다.

이날 오전 코스닥시장에서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는 전날보다 각각 6%대, 3%대 올랐다.

대표 수출주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자동차 관련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현재 일본에서는 쿠마모토현 내 부품공장들의 생산차질로 기타 지역의 완성차 조립라인까지 조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자회사 아이신정기의 부품공급 차질로 나고야 지역의 완성차 라인의 일시적인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반면 제주항공, 티웨이홀딩스, 한진칼 등 저가항공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대 떨어졌다. 국내 관광객들이 일본 여행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지진으로 한국기업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진을 놓고 한국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 산업에서 부품조달 차질에 어려움을 겪는 애플 진영 대비 한국기업 진영의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기업들의 생산 차질 현상이 한국기업에 ‘실질적인 반사이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IT와 자동차 산업 내 생산차질 부품들이 한국기업의 것으로 바로 대체되긴 어렵다는 점에서다. 또 지진으로 인한 일본 인바운드 관광객 수요 위축만으로 한국의 외국인관광객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도 그 이유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일주일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처럼 생산설비의 대규모 타격으로 주요 산업 내 서플라이체인 전체가 마비되는 현상까지는 예상되지 않지만, 향후 추가 지진발생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구마모토 지진의 사망자는 42명 수준으로 과거 대지진 피해 대비 피해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에서는 국내 완성차ㆍ자동차 부품주의 센티먼트는 개선되는 국면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일본 관광을 포기한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일부 유치된다는 가정 하에 화장품, 호텔ㆍ레저 등의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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