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근 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불법 스포츠도박 조직과 연루된 승부조작 혐의를 받으면서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사설 토토)의 위험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경찰의 단속을 비웃듯 강력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불법 사설 토토의 마력은 기본적으로 도박의 강한 중독성에서 나온다.
도박은 2013년 개정된 세계 공용 정신과 진단 체계(DSM-5)에서 ‘행위 중독’으로는 유일하게 알콜, 마약 등 물질중독과 같은 카테고리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단지 ‘충동 조절 장애’의 하나였던 도박이 이제는 정식으로 ‘중독’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이처럼 중독성이 강한 도박 중에서도 불법 사설 토토의 중독성은 최상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베팅 액수 제한도 없고 한 경기 내에서도 수십가지를 베팅할 수 있다. 또 결과가 매우 빨리 나오는 데다, 스포츠에 돈을 거는 방식이어서 다른 도박에 비해 죄의식도 덜하다. ‘범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특히 해외 스포츠를 쉽게 즐겨왔던 젊은층이 도박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측에 따르면 당초 40~50대의 오프라인 도박 중독자가 주로 센터를 찾았지만 최근 2~3년전부터 10대를 포함한 20~30대 불법 사설 토토 중독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설 토토 이용자들 가운데 자기가 조절이 가능하며 돈을 딴다는 사람들도 있다.
사설 토토를 꾸준히 한다는 A(31) 씨는 “중계방송 등을 꾸준히 보다 보면 경기를 보는 눈이 생기고, 홈인지 어웨이인지,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으면 감이 생긴다”고 자신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베팅 실력을 자신하는 이용자들은 본인 삶의 포커스가 스포츠도박에 맞춰져 있는데 프로 겜블러가 아닌 이상 돈을 계속 잃기 시작하는 시점이 분명히 오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불법 스포츠도박엔 어떤 브레이크나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는 얼마나 중독됐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도박을 대체할 대안 문화의 부재가 근본적 문제”라면서도 “중독도 암처럼 1기, 2기, 말기 등이 있는데 늦게 올수록 치료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과 교수는 “카지노 등 도박을 심하게 규제해오던 우리나라가 양성화시킨 게 스포츠토토인데 오히려 사람들에게 스포츠도박의 문턱을 제공해 준 측면도 있다”면서 “불법 스포츠도박에는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하는데 인터넷에서 접근하기가 너무 쉬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영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치유재활부장은 “알콜중독은 가족 정도만 피해를 보지만 도박중독은 온갖 거짓말을 하면서 여기저기 돈을 빌리기 때문에 사회에 피해가 더 크다”면서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는 예방 교육을 초중고교뿐 아니라 유치원부터 시작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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