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역대 최대 20조원 과감 투자 변화음 통해 시장선도 의지 발현

더 강하고 더 빠르고 더 유연하게 ‘퍼스트 무버’ 진화 가속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이다. 세계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진정한 혁신 제품을 만들어, LG만의 차별화된 일하는 방식을 접목해 적극적으로 실행할 때 비로소 글로벌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빠른 발걸음에 무게를 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와는 다르다. 퍼스트 무버가 스피드와 제품 창조를 의미한다면, 변화(Change)와 선도(Impact)는 ‘1등과 상생’이라는 새시대 화두가 담겨 있다.

변화와 선도는 조직문화의 탈태환골에 바탕둘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LG 웨이(Way)’의 제2시대 진입을 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철학은 2개월이 지난 현재 LG 조직을 더 강하고, 더 빠르고, 더 유연한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 신제품 개발은 과거보다 한층 속력이 붙었고, 기업문화도 실적을 중시하는 모습으로 변모 중이다. 퍼스트 무버의 강점을 유지하되, 그것의 선도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임을 확인해주는 경영스타일도 눈에 띈다.

LG그룹은 곳곳에서 변화음을 보이고 있다. 옛날의 LG가 아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보다 19.1%나 증액시킨 규모도 다소 놀랍지만, 남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히 실행 승부수를 던진 것은 구본무발(發) 시장선도의 신호탄이었다는 분석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의 공격 투자와 시장 선도 의지는 ‘LG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기분 좋은 독려’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이에 조직문화도 변화와 함께 기(氣)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2 LG 웨이’ 실천 방법론인 조직문화 재정비는 요즘 LG의 유행어가 됐다. 계열사마다 ‘LG만의 일하는 방식’ 창출에 매진 중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불필요한 회의ㆍ보고, 관행적 사고와 행동을 버리고 구성원 개개인이 진정으로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터를 만들자”고 했다. 박진수 LG화학 사장은 “진정한 프로는 뺄셈을 우선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덧셈을 우선으로 한다”며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리고 꼭 해야 하는 일,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자고 했다. 시장선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문화의 군더더기를 없애고, 실천력을 용광로처럼 뿜어낼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독려들이다.

시장선도를 위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강조하는 것도 새 흐름이다. 세탁기를 글로벌 1위로 키운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발탁해 고졸신화를 탄생시킨 것도, 최근 LG전자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최고 25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다.

시장선도의 의지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옵티머스G’의 뒤를 있는 야심작 ‘옵티머스G 프로(Pro)’를 이달 출시하며 휴대전화 시장선도에 나서고 있다. 또 올해 초 세계 최초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내놓고, OLED 신규라인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시장 승자가 되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고 있다.

LG의 한 임원은 “테크니컬한 측면에서의 LG 업그레이드와 함께 오픈 마인드의 재중무장이 새로운 LG의 지향점”이라며 “조직문화를 확 바꿔 시장선도 체질로 완전히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