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밖으로 뛰쳐나간 그들, 활동영역 무한확장
김준호·박성호·김원효·최효종·신보라 각자의 꿈 인터뷰로 담은 책 발간 영어 잘하는 김영철 인기 강사로 활동 김지민·김기리 커플은 패션쇼 모델로
치열한 생존경쟁 속 끊임없이 자기계발 웃음 요구하는 시대와 프로근성의 결실
“도전하지 않으려면 일하지 마라!”
개그맨이자 기획사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김준호 대표는 최근 이것저것 일 벌이기 좋아하는 본인의 성향을 한 일본 기업가의 경영서 제목을 인용해 이렇게 외쳤다. 그와 박성호 김원효 최효종 신보라 등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고참, 중참, 신참 5명은 생애 처음으로 책을 기획했다. 5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 형식의 책에서 각자 꿈을 이루게 된 과정, 웃음에 관한 철학 등을 담았다. ‘개콘’ 개그맨 여럿이 뭉쳐서 책을 발간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절정의 현역 개그맨들의 책 발간도 흔치 않다.
개그맨이 개그 무대 밖으로 뛰쳐나가고 있다. 책의 저자로, 청년 멘토로, 대학 강사로, 애니메이션의 성우로, 영화배우로, CF 모델로, 가수로, 심지어 런웨이 무대로까지 다양한 변신을 하며 활동 영역을 개척 중이다.
‘갸루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 16년차 박성호는 얼마 전 강단에 올라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14일 서울대에서 열린 ‘2013 세계 청소년 지구환경 포럼’에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등 국내외 400명의 청소년들이 모인 가운데 예능 ‘인간의 조건’에서 쓰레기 없이 1주일을 버틴 경험을 토대로 환경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성호는 “개그맨을 얼마나 더할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그만두게 되면 이런 책이나 강의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차후 계획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KBS 공채 14기 출신으로 영어 잘하는 개그맨 김영철은 영어학습서와 번역서 등 4권의 저자로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엔 자전적 에세이 ‘일단, 시작해’를 발간했다. 대학 영어 강사, 케이블TV의 강연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그는 이미 유명 강사다.
‘개콘’의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 오글거리는 커플 연기를 하는 김지민과 김기리는 23일 ‘제1회 아시아 스타일 페스티벌’에서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모델로 런웨이에 오른다. 김지민은 160㎝의 단신에도 예쁜 용모와 남다른 패션감각을 지녀 ‘거지의 품격’ 코너에서 입은 패딩점퍼외 가방이 화제가 되면서 ‘완판녀’ 소리를 듣기도 하며 여성 개그맨으로선 흔치 않은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개그맨의 목소리가 객석을 웃기고 있다. 21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더 자이언트’에는 김준현 정범균 김지민 등이 목소리 출연을 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뚱보’ 김준현은 이번 더빙이 벌써 세 번째다. 그는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호두까기 인형 3D’ 등 전작에서 쌓은 더빙 경험을 살려 ‘더 자이언트’에선 전문 성우 못지않은 노련한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인기 없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김기열은 지난해 말 디지털 싱글 ‘다른 사람이 불렀으면 잘될 수도 있었을 노래’를 내놓으며 가수로서 도전장을 냈다. 정형돈, UV는 이미 음원 다운로드 1위에 빛나는 히트 가수이며, ‘국민약골’ 이윤석은 대학교수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린다. 빠지지 않는 스펙의 소유자 곽현화는 영화 속에서 전라 노출에 도전하기도 했다.
잇따른 개그맨들의 ‘무한도전’은 ‘웃음’을 필요로 하는 시대적인 요구와 개인의 프로 근성이 어우러져 빚어낸 결과다. 장기 불황과 경제 불확실성에 비례해 ‘개콘’은 프로그램 사상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고, 출연 개그맨들은 각종 TV CF 출연 등으로 덩달아 몸값이 높아졌다. ‘개그 무대’라는 학력 파괴 현장에서 개그맨들은 아이디어와 ‘끼’만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면서 도전적 체질로 체질개선을 했다. 언제 인기가 떨어져 무명으로 돌아갈지도 모를 이들이 내미는 도전장은 연예인 ‘생명 연장의 꿈’과 다름없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