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지난 20일 오후 6시30분께 대구시 중구 덕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 8층 옥외 테라스 의류창고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자 백화점 측은 영업을 중단하고 고객과 직원들을 대피시켰고 소방차 49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건물 외벽과 의류 적재물 등을 태워 5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피해를 내고 16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던 쇼핑점 직원 최모(35)씨 등 2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어린이 고객 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불이 매장 내부로 옮아붙지 않아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대피방송 등 초동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특히 불이 난 ㈜이랜드리테일 동아백화점 8층은 아동복 매장이 있고 바로 위층은 어린이 놀이터였던 까닭에 화재 당시 사고현장 주변은 부모들과 함께 찾은 어린아이들로 붐비는 상태였다.

박모(34·대구시 중구 남산동)씨는 “불이 났을 당시 아내와 누나가 5∼6세 아이 4명을 데리고 9층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대피하는 것을 보고 덩달아 계단 쪽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7층 계단쯤 왔을 땐 이미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있어 아이들이 연기를 마셨다”며 “애들 옷을 벗겨 코와 입을 급하게 막고서 내려왔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백화점 직원들도 대피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화재 발생 당시 12층 직원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한 직원은 “불이 났다는 대피방송을 듣지 못했고 누군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질러 밥을 먹다 말고 허둥지둥 뛰어 나왔다”고 말했다.

지하 1층 한 매장 직원은 “손님들이 갑자기 뛰쳐나가 영문도 모른 채 같이 뛰었다”며 “대피하면서 불이 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은 “밖에 있던 매장 주인이 전화로 ‘불이 났다는데 뭔일이냐’고 먼저 물었다”며 “주변에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도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화재가 난 사실을 알고 도망쳤다”고 했다.

화재 진압 후 보인 백화점 측의 뒷수습도 미흡했다는 불만도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계단으로 대피하다 연기를 마신 한 여성손님은 “연기를 마셔 콧속이 까맣게 됐다”며 “백화점 측은 사고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손님들에게 ‘치료는 어떻게 받으면 된다’는 등의 설명을 전혀 해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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