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시한부 파업…참여율 왜 저조했나

일명 ‘택시법’의 국회 재의결을 요구하며 전국 16만여대 택시의 시한부 파업이 예고됐던 20일 아침, 예상과는 달리 도로 곳곳에는 운행 중인 택시가 눈에 띄었다. 서울역, 영등포역 등 택시이용률이 높은 장소는 평소와 같이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줄을 이뤘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파업에 동참한 택시는 5대 중 1대 수준에 불과했다. 서울의 경우 운행중단율이 0.3%에 그쳤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택시를 이용하는 데도 큰 불편은 없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하철과 시내ㆍ마을버스를 증차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이행한 덕택에 출근길 교통대란도 없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영등포구 여의도까지 주로 택시를 이용해 출근하는 회사원 이정미(31ㆍ여) 씨는 “집 근처 택시정류장에 서 있는 택시를 타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뉴스를 보고서야 오늘이 택시파업일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해일(58) 씨도 “택시 파업 덕에 버스랑 지하철이 확대 운행돼 출근길 대중교통 이용이 더욱 편리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택시 파업에 대비해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를 몰고 나온 시민들이 괜한 수고를 해야 했다.

택시업계가 20일 새벽 5시부터 운행을 중단했지만 일부 택시들은 운행을 해 시민들이 큰 불편은 겪고 있지 않고 있다. 2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택시들을 이용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택시업계가 20일 새벽 5시부터 운행을 중단했지만 일부 택시들은 운행을 해 시민들이 큰 불편은 겪고 있지 않고 있다. 2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택시들을 이용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0일 예고됐던 택시파업이 ‘물 파업’ ‘말로만 파업’이 됐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택시는 전국적으로 전체 택시의 20%에 불과했다. 택시파업을 보는 시민들의 눈은 차갑다. 20일 오전 서울역에는 승객들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박해묵 기자/mook@
택시업계가 20일 새벽 5시부터 운행을 중단했지만 일부 택시들은 운행을 해 시민들이 큰 불편은 겪고 있지 않고 있다. 2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택시들을 이용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택시업계가 20일 새벽 5시부터 운행을 중단했지만 일부 택시들은 운행을 해 시민들이 큰 불편은 겪고 있지 않고 있다. 2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택시들을 이용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0일 예고됐던 택시파업이 ‘물 파업’ ‘말로만 파업’이 됐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택시는 전국적으로 전체 택시의 20%에 불과했다. 택시파업을 보는 시민들의 눈은 차갑다. 20일 오전 서울역에는 승객들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박해묵 기자/mook@

서울 마포구 신정동에서 서대문구 미근동까지 출근하는 40대 곽모 씨는 “평소엔 택시를 타고 출근하며 이동 중에 잠시 눈을 붙이는데 오늘은 택시파업에 대비해 승용차를 몰고 나왔다. 그런데 택시들이 거의 정상운행을 하더라. 파업이 철회된 줄 착각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날 택시 운행중단율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이유는 택시법을 바라보는 사업자와 일선기사들 간의 미묘한 시각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택시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정작 기사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2년간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택시기사 이모(57) 씨는 “택시법이든 택시파업이든 모두 회사 배만 불린다. 법이 바뀐다 해도 이런 구조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돈 만원이 아쉬운 상황에서 하루라도 파업하면 기사들만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김유인 국토부 택시산업팀장은 “택시업계가 대중교통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하면서도 실상 준공영제나 환승할인 등은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종사자들이 ‘그럼 왜 법을 통과시키나’며 불만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현장에선 정부의 택시지원법과 대중교통법의 차이를 잘 모른다. 택시 운송 종사자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해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파업에 대비한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3일 전부터 택시 운행중단을 하면 차량감차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택시 4단체에 보냈다. 이 역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단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 비상합동총회’를 개최해 국회의 택시법 재의결을 요구할 방침이다.

백웅기ㆍ박수진ㆍ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