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美 기업 작은 것부터 공략해 큰 것 먹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라벨은 더이상 인수합병(M&A)의 장애가 아니다”

정치적 압박과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본의 미국기업 인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기업들이 대기업이나 국가 안보 및 핵심 기술과 관련한 기업 대신 중소 알짜 기업을 주요 인수대상으로 선택하면서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완샹(萬向)그룹의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업체 A123시스템즈 인수를 최근 승인했다. 지난달 완샹그룹은 파산법원에서 A123자동차 배터리 사업 부문을 2억5700만달러에 낙찰 받았다. 그러나 미국 정계와 퇴역군인들은 미국 국방기술 유출을 우려해 완샹의 A123인수를 반대해왔다.

완샹그룹은 미국 내 인수반대 여론을 의식해 A123과 미 국방성간 합작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부는 인수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사업부는 일리노이 주 나비타스 시스템스에 225만 달러에 인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샹그룹 미국법인 핀니(Pin Ni) 사장은 “중국 기업은 미국의 법규를 이해하고 준수해야 한다. 모든 게 투명해야 미국의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기업이 인수한 미국 기업 또는 지분의 규모는 10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자본이 인수한 미국 기업의 인수 규모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거래 액수에서는 캐나다가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자본이 캐나다에서 인수한 기업과 지분 규모는 230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에는 중국 에너지기업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캐나다 넥슨을 인수하는데 들인 151억달러가 포함됐다.

그동안 중국기업은 굵직한 인수합병 거래에서는 줄곧 실패를 맛보았다.

2005년 CNOOC의 미국 석유업체 유노콜 인수가 대표적이다. 미국 내 정치적 반대가 커 185억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접어야 했다. 지난 10월에는 베이징줘웨(卓越)항공사가 미국의 중소형 비행기 제조업체 호커 비치크래프트(Hawker Beechcraft) 지분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했다. 거래규모는 17억9000만달러. 국방분야와 관계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거절당했다.

중국 자본이 대거 몰려오자 미국 의회는 지난해 10월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와 중싱(ZTC) 등과 협력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미국 기업들에게 보애기도 했다. 이들 기업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제공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WSJ은 중국기업들이 이같은 압박을 피하기 위해 주로 5억달러 미만의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합작회사를 만들거나 비공식 협력 루트 등을 쓰는 등 실패의 교훈을 디딤돌 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형 M&A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중국 금융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미국 항공기 리스업체 ILFC를 48억달러에 인수를 추진하며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분 80.1%를 42억3000만달러에 매각하고 차후 옵션으로 9.9%를 추가로 넘기는 조건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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