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개그맨 김기리(28)는 요즘 대세라고 할 정도로 인기다. 인터뷰를 위해 여의도 KBS 신관 앞 한 식당에서 만났는데, 사람들이 김기리에게 인사를 건네는 걸 보니 이 사람 인기가 확실히 높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김기리는 KBS ‘개그콘서트’에서 출연 분량이 결코 많지 않다. 그는 ‘생활의 발견’ ‘불편한 진실’ ‘전국구’에 출연하고 있다. ‘생활의 발견’은 드라마나 연극으로 치면 ‘행인1’ 정도밖에 안 된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 한마디 하면 끝난다. ‘불편한 진실’도 황현희가 이끌어가는 가운데 콩트 연기자 7~8명 중 한 명이 김기리다.

“‘생활의 발견’의 제 대사는 허경환의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이나 ‘아니 아니 아니되오’처럼 운율이 있거나 따라 하기 좋은 말이 아니다. 하지만 종업원이라는 캐릭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임팩트를 주기 위해 나름 연구를 한다.”

김기리는 ‘불편한 진실’에서도 개그우먼 김지민과 드라마나 영화 속 손발이 오글거리는 커플을 연기하며 인상을 남기고 있다. “네 눈에 빠지고 싶어” 같은 느끼한 대사를 치면 사람들은 짜증의 리액션을 보이지만 어느새 웃고 있다는 것이다. 대본이 오글거리는 대사로 이어지지만 자신은 진지함을 유지해 담백한 결과물을 얻으려고 한다.

2012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까지 받은 김기리는 김지민과 열애설까지 났지만 김지민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네티즌들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런지 알았다는 것.

김기리를 처음 보면 잘생기기도 했지만 멋있다. 키가 크며 얼굴이 하얗다. 그래서 세련돼 보인다. 세련, 헌칠, 깨끗함이 처음 만나본 그에 대한 인상이다. 본인은 “잘생기지는 않았는데 매력은 좀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개그맨 되기 전에는 여성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으며 지극히 평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그에서도 어느 순간 잘생긴 사람도 먹힌다고 했다.

“과거에는 잘생긴 남자 개그맨이 드물었다. 김대희, 이정수 선배 정도였다. 이제 잘생긴 개그맨도 많다. 그런 사람을 의도적으로 뽑는 것 같다.”

김기리는 2010년 26살의 나이로 KBS 25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4년차 개그맨이다. 4년째 꾸준히 개그를 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조금씩 쌓아나갔다. ‘생활의 발견’도 1년간 반응이 없었다는 것.

김기리는 오히려 자신의 대사가 많은 게 좋지 않다고 했다. “대사가 적은데 빵 터졌을 때의 쾌감 같은 게 있다. 그래서 다음에는 김기리가 무슨 말을 할까 하고 기대했으면 좋겠다.”

서울 양천구 백암고교 2학년 때 장래 희망을 써낸 적이 있었다. 김기리는 장래 희망을 쓰지 못하고 롤링페이퍼처럼 뒤로 넘겼는데 친구가 자신의 장래 희망란에 ‘개그맨’이라고 썼다. 친구들 사이에서 웃기는 걸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동아방송대에 입학한 김기리는 개그 동아리에 들어가 한동안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도 했다.

김기리는 평소 만화책을 읽으며 아이디어를 얻고 상상력도 키운다. 개그 스타일은 과감하게 막 던지는 스타일도 아니고, 시사풍자 개그를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아버지의 직장이 충남 서산에 있었고 지금도 부모가 살고 있어 서산 홍보대사가 됐다는 김기리는 개그나 연기나 다양하게 하고 싶어 영화에도 관심이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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