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tvN ‘푸른거탑'은 지루하고 뻔한 군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웃음의 포인트를 잘 잡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가령, 이름도 무시무시한 혹한기 훈련에서 하는 주요한 일이 야전 화장실의 얼어버린 분변을 곡괭이로 깨는 것이라든가, 태권도 단증을 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나 ‘각'도 아니고, 기백도 아니고 승단심사관의 당일 컨디션이더라는 것이다. 사이코 상병 김호창에게 당하는 장병들의 ‘악몽의 소원수리'이나, 군대서 첫번째 맞는 설날 몇 박스씩 들어온 귤을 다 먹어치워야 하는 상황도 애증의 추억을 자극한다.
그런데 ‘푸른거탑'이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론칭 초반에는 남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입소문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반영했다면, 방송 3~4화를 넘기며 ‘푸른거탑'을 통해 군대 이야기에 푹 빠진 여성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과 추억의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군대 이야기가 성별을 넘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지난 13일 방송된 ‘푸른거탑' 4화는 10~40대 여성 시청층에서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닐슨코리아,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 특히 여성 30대 시청층에서 최고 1.40%, 여성 40대 시청층에서 최고 1.6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남성시청층 못지 않은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2회 만에 남녀 10~40대 시청층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이후 꾸준히 여성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tvN 관계자는 “SNS나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소감 게시판에 등장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 사연이 남성 시청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올라온다.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곰신’부터 군대를 경험한 남자친구, 남편, 아들과 함께 푸른거탑을 즐겨 보는 여성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푸른거탑을 즐기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푸른거탑' CJ E&M의 민진기 PD는 “기획단계부터 군대 이야기를 잘 풀어내면 남자들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듯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성별과 관계 없이 즐길 수 있는 군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특히 지난 4화 방송에서는 여성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공감할 만한 군대의 밸런타인데이 문화나 각지의 사투리가 불러오는 재미난 오해를 그려 호응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tvN ‘푸른거탑'은 추억의 군대 에피소드를 세밀한 심리묘사로 다뤄낸 시트콤이다. 대한민국 군필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애증의 추억을 자극하며 남성 시청층은 물론 여성 시청층까지 사로잡았다.
‘남녀탐구생활’ 신드롬의 주역인 김기호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대본이 출연자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를 덧입어 실제 군대 생활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말년병장 역할의 최종훈, 호랑이 병장 김재우, 사이코 상병 김호창, 어리바리 신병 이용주 등 개성만점 캐릭터가 소소한 군대의 일상 속에서 요절복통할 만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며 폭소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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