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새롭게 취임하는 대통령도 국민행복을 외치고 있고, 직원행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온 작은 소프트웨어 기업 ‘제니퍼소프트’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행복에 대한 관점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물질적인 부보다 내면의 여유를 따르는 정신적인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공연장은 대표적인 시민행복 공간이다. 공연장은 여타의 다른 문화공간과는 다르게 뜨거운 감동과 강렬한 환희를 느끼게 하고, 영혼을 적시는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도 한다.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공연장을 짓고 운영하는 것은 그만큼 공연장이 주는 행복도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공연장이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건 아니다. 시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채 수준 낮은 공연을 무턱대고 올리거나, 예산부족을 탓하며 공연장을 놀리는 일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이 시민을 위한 진정한 행복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과제를 필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제시해 본다.
먼저 공연장은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가져야 한다.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어울리는 작품을 직접 개발하고 제작해 차별성과 독창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자긍심을 일깨울 수 있다. 필자가 근무했던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성남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뮤지컬 ‘남한산성’을 제작해 큰 반향을 몰고 왔으며, 오페라 ‘파우스트’ ‘마술피리’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매년 창작해 공연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충무아트홀도 개관 10년을 맞아 오는 2014년 3월에 막을 올리는 창작 초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창작공연장으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공연장은 또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고유한 문화사업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성남아트센터의 사랑문화클럽과 청소년국제관현악 페스티벌은 다른 지역에서 접할 수 없는 사업들로 성남을 특색있는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충무아트홀도 지난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창작 뮤지컬 축제인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성황리에 펼쳐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사업들은 공연장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과 도시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공연장들이 위와 같은 사업을 벌이며 행복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무용 전문 공연장을 표방하며 2011년에 개관한 강동아트센터는 ‘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이라는 무용축제를 연례화해 명성을 떨치고 있고,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역사적인 실화를 중심으로 한 뮤지컬 ‘꼭두별초’를 제작한 것을 비롯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를 매년 개최하며 안산의 문화브랜드로 정착시켰다. 고양문화재단도 지난해 고양 600주년을 기념한 ‘사람, 꽃으로 피다’라는 역사총체극을 발표해 시민들에게 애향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지역공연장은 그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된 작품, 이색적인 문화사업을 선보일 수 있을 때만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역공연장이 행복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길이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