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회사원 박현준(28ㆍ가명) 씨는 지난달 초 인터넷 직거래 사기를 당해 사기예방사이트에 피해글을 올렸다. 2주일 후 한 남성이 “서울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대 김모 경사인데 사기범을 검거했다”고 전화를 해왔다. 이 남성은 이어 “사기 당한 금액을 돌려주겠다”면서 박 씨의 개인정보와 금융계좌정보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박 씨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돼 전화를 끊고 해당 경찰서에 김모 경사에 대해 문의했으나 “그런 경찰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최근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사기범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해 피해자를 안심시킨 후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 의정부에서 경찰을 사칭하며 피해자 12명을 속여 5억여원을 가로챈 A(40) 씨가 구속됐다. A 씨는 경찰을 사칭해 “계좌가 금융사기에 이용됐으니 확인해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알아낸 뒤 대포통장으로 돈을 이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중에서 경찰을 사칭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원회의 ‘2012년 110콜센터 민원상담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전화 1만8356건 중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한 경우가 3817건(20.8%)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을 사칭해 납치ㆍ강도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난해 11월 말 대구에서는 경찰을 사칭한 뒤 30대 남성을 납치해 몸값 6억원을 요구한 B(40) 씨 등 6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범이 경찰을 사칭하면서 접근하면 피해자가 방심해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면서 “위조된 경찰신분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행동이 의심스러운 경우 해당 경찰서에 확인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