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불륜 현장을 남편에게 들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의 유족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조윤신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남편이 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 2011년 11월에 일어났다.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당시 42세)는 영어동호회에서 만난 육군 준장 B씨(당시 53세)와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불러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출발한다고 전화한 지 한 시간이 넘도록 안오자 주차장에서 기다렸고 골목에 주차된 아내의 차를 발견해 문을 열었다. 남편은 그러나 아내가 B씨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고 흥분해 B씨를 폭행했다. 아내 A씨는 두 사람을 말린 뒤 남편에게 “집으로 가면 뒤따라가겠다”고 한 뒤 한남대교 남단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편은 아내가 사망하자 보험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 2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보험사 측은 ‘자살 등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며 맞섰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고인이 의식을 완전히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술에 상당히 취해있었던 데다 극도의 수치심과 흥분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본다”며 보험 지급 판결을 내렸다.

현행 상법은 보험 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생겼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6년 판례에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 상법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