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8회> 총칼 없는 전쟁 48

유호성과 권도일, 현성애가 항저우의 고급식당 ‘루외루’에서 1마리에 10위안이나 하는 꽃게튀김을 먹고 있는 동안 강준호는 소위 ‘유호성 케어팀’이라 불리는 HY 훌 푸드 직원들과 골프 만담을 나누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흐흐흐, 강 프로님. 벙커가 할머니와 닮은 점이 뭔지 잘 아시지요?”

“그 정도야 소시 적부터 알고 있었지. 그렇다면… 손 팀장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소변 멀리 누기 게임 벌인 이야기는 알고 있나? 크크크, 할아버지가 의당히 이길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게 노터치 게임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우하하! 노터치 게임! 그거 말 되네요. 할아버지가 두 손 놓고 소변을 보았을 테니… 신발 다 버렸겠군요. 발등이 뜨거웠겠어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농담 따먹기… 다시 말하자면 강준호는 낙타 코 전법을 통하여 이미 HY 훌 푸드 소속 유호성 케어 팀원들의 마음속을 온통 차지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들은 이미 강준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뒤였다. 무슨 제안이냐고? 그야 물론… 유호성을 케어하는 일은 강유리 선수에게 맡기고, 골프나 치자는 거였다.

상하이 인근에 골프장이 얼마나 지천으로 널려 있는가? 화카이 골프장, 삔하이 골프장, 후저우 골프장, 시에허 골프장, 남공관 골프장 등등, 가까이는 시내로부터 15분 거리에서 멀어봐야 50분 거리에 20여개의 골프장이 산재해 있지 않은가.

“강 프로님, 우리가 내일 가게 될 골프장이 그렇게 좋은 곳입니까?”

“톰슨 골프장? 거 좋은 곳이지. 명문 클럽이야. 상하이에서 유일한 세계경기급 골프장이에요. 무려 1억달러나 들여서 지은 곳이라고.”

“1억 달러요? 1100억원?”

“일본에서 골프디자인을 하는 가토 회장과 대만 골프장 디자이너 진회동 선생이 꾸민 곳이라고. 4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고, 13개의 멋진 다리와 256개나 되는 작은 언덕이 조화를 이루는 곳… 카! 멋져요, 얼핏보면 자연친화적인 영국식인데 가만히 보면 일본 정원처럼 아기자기하다니까?”

“그래요? 죽이겠네요.”

그들에게 만리밖에 떨어져 있는 신희영 회장은 종이호랑이와 다름없었다. 하긴 이 팀의 수장 격인 강준호가 먼저 나서서 골프나 치자는데 그걸 거역하기가 오히려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래, 죽이진 못해도 망하게는 해야지’

팀원들은 신이 나서 떠들곤 했지만, 막상 강준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손 팀장이 ‘죽이겠네요’ 라고 한 것은 골프장이 멋지기 그지없을 것이란 뜻이었고, 강준호가 중얼거린 말은 진심으로 유호성을 죽이고 싶다거나, 그렇게는 못해도 유민 가문에 망조가 들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강 프로님, 내일은 노터치 게임인가요?”

“물론!”

“안 되지요. 실력 차이가 너무 나는 걸요? 강 프로님은 무조건 노터치! 하지만 저희들은 사정 좀 봐 주세요.”

“우리가 만사 제치고 이렇게 놀러 다닌 사실을 무덤까지 지니고 간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

“그야 말할 나위 있겠습니까? 우리도 모두 공범인 걸요? 평생 비밀에 붙여야지요. 만일 누구 한 명이 홀인원을 하는 대사건이 벌어지더라도 자랑은 커녕, 귀국하는 순간 입을 꼭 다물 겁니다.”

팀원들이 이렇게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며 강준호는 홀로 흐뭇함에 젖어들었다. 팀원들의 관심이 랠리에서 멀어질수록 강유리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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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