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름 외우기’ 캠페인 - 학생 감정 파악하는 ‘행복출석부’
- “잃어버린 친구ㆍ사제 간 정(情) 회복이 인성교육의 지름길” 목소리 높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21일 오후 서울 청담중학교 각 교실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서로 머리를 맞댔다. 3월 한달 간 학생들이 학교와 학급에서 지킬 규칙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서다. 청담중은 새학기부터 일명 ‘우리끼리 약속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공동체 구성원이 필요한 약속을 스스로 정하고 있다.
이날 1학년의 한 학급에서는 ‘친구들 이름 외우기’가 3월의 학급 약속으로 정해졌다. 어른들에겐 ‘그게 무슨 규칙인가’싶을 만큼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친구가 곧 경쟁자가 돼버린 현실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겐 잃어버린 정(情) 을 찾는 방법이다.
폭력에 멍들고 경쟁에 시들어가는 학교 현장에 최근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고 사설학원에 버금갈 만한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는데도 학교폭력 및 입시 경쟁으로 인한 문제가 이어지자 정서ㆍ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친구 간, 사제 간 정을 회복하고 따뜻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서울 내 일선 학교에서 시행 중인 이른바 ‘행복출석부’도 같은 맥락이다. 학생들에게 미리 ‘우울하다’ㆍ ‘두렵다’ㆍ ‘슬프다’ㆍ‘기쁘다’ㆍ ‘신난다’ㆍ‘짜증난다’ 등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 42개가 적힌 리스트를 나눠주고, 아침에 교사가 출석을 부르면 “네. 저는 22번(우울하다)입니다”라고 답한다. 교사가 학생의 감정을 파악하고 고민 등을 미리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따뜻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화계중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등교시간마다 교장을 포함한 교사들이 교문에 나와 학생들을 맞이한다. 아이들의 두발 및 복장을 점검하던 ‘교문지도’가 교사가 학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교문 맞이’로 바뀐 셈이다.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학교 담장을 가꾸는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사업도 이번학기부터 시작됐다.
김제범 서울 청담중 교장은 “지나친 학업 경쟁 등으로 인해 아이들이 아이답게 크지 못했다. 서로 칭찬하기 운동 등 다양한 전인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정서 회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