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목 주간드라마 6편중 5편 기존 원작 리메이크 작품 일색 안정적 시청률 위주 편성 지적

요즘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 ‘야왕’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배신과 야망, 복수의 이야기가 매회 베일을 한 꺼풀씩 벗듯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펼쳐지는 극 형식에 시청자의 눈귀가 사로잡혔다. 그런데 두 드라마는 모두 원작을 스타작가가 개작했다. ‘야왕’은 박인권 만화 ‘대물’ 시리즈의 ‘야왕전’을 ‘옥탑방 왕세자’의 이희명 작가가 드라마로 바꿔 썼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그들이 사는 세상’의 노희경 작가가 각색했다. 드라마 성공률을 높이려는 시도로, 결과적으론 옳았다. 둘 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찍었다.

한국 드라마가 원작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참신한 기획물은 찾아볼 수 없고, 외국 소설이나 만화, 드라마에 기초한 리메이크 일색이다.

현재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월~목요일 주간 드라마 6개 가운데 5개는 원작이나 전작의 성공에 기댄 속편이다. ‘야왕’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외에 ‘광고천재 이태백’은 실존인물인 광고인 이제석의 에세이집 ‘광고천재 이제석’을 모티브로 했으며, ‘아이리스2’는 ‘아이리스’의 속편, ‘7급공무원’은 동명 영화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그린 속편)이다.

드라마 작가의 순수 창작물이라곤 김이영 작가의 ‘마의’ 1개뿐이다. ‘마의’ 역시 출생 과정에서 뒤바뀐 인생, 어린 시절의 고난과 역경, 난관을 극복해가며 정상에 오르는 성공 스토리 등은 연출자 이병훈 사극의 기존 작품과 흡사하다.

수애(좌측부터/박수애/영화배우/탤런트),정호빈(영화배우/탤런트)
요즘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 ‘야왕’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배신과 야망, 복수의 이야기가 매회 베일을 한 꺼풀씩 벗듯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펼쳐지는 극 형식에 시청자의 눈귀가 사로잡혔다. 그런데 두 드라마는 모두 원작을 스타작가가 개작했다.
수애(좌측부터/박수애/영화배우/탤런트),정호빈(영화배우/탤런트) 요즘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 ‘야왕’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배신과 야망, 복수의 이야기가 매회 베일을 한 꺼풀씩 벗듯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펼쳐지는 극 형식에 시청자의 눈귀가 사로잡혔다. 그런데 두 드라마는 모두 원작을 스타작가가 개작했다.

앞으로 방송 예정인 후속작도 마찬가지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소설 ‘장희빈, 사랑에 살다’가 원작이며, ‘직장의 신’은 일본의 인기 오피스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우리 상황에 맞게 바꾼 것이다. 또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소설가 이응준 작가의 동명 소설이 먼저다. 드라마 작가의 순수 창작물은 최민지 작가가 집필을 맡은 팩션사극 ‘천명’과 ‘적도의 남자’의 김인영 작가가 쓰는 ‘남자가 사랑할 때’ 등 2개뿐이다.

해외 판권중개업체인 신원에이전시의 배정아 상무는 “2009~2010년부터 해외 원작 계약 문의가 부쩍 늘었고, 당시 계약이 이뤄진 것들이 최근 드라마로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일본 원작 기반 드라마가 최소 3개 정도 더 있다. 편성을 따내기 어려워서지 드라마로 준비 중인 것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리메이크 붐의 일차적 원인을 방송사의 지나친 수익추구와 안정제일주의에서 찾는다. 방송사가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기본 흥행이 보장되는 원작을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김희열 팬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원작 드라마는 안전한 성공률을 보장한다”며 “원작 드라마가 같은 시기에 몰린 것은 방송사가 상반기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험보단 안정적인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혜수(좌측부터/영화배우),오지호(탤런트/영화배우)
요즘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 ‘야왕’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배신과 야망, 복수의 이야기가 매회 베일을 한 꺼풀씩 벗듯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펼쳐지는 극 형식에 시청자의 눈귀가 사로잡혔다.
김혜수(좌측부터/영화배우),오지호(탤런트/영화배우) 요즘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 ‘야왕’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다. 배신과 야망, 복수의 이야기가 매회 베일을 한 꺼풀씩 벗듯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펼쳐지는 극 형식에 시청자의 눈귀가 사로잡혔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드라마 투자를 광고수주나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한탕주의’ 경향을 보인다. 문화산업의 뿌리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순수 창작물조차 과거 성공 드라마의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짜맞춘 것으로 사실상 ‘오리지널’이 아니다.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결국 문화상품의 경쟁력이 훼손되는데, 방송사가 그걸 생각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드라마의 스토리는 총체적 위기라는 지적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방송사의 단막극장이 거의 폐지됨으로써 신진작가가 발굴되는 통로가 차단됐고, 기성작가의 원고료는 계속 오르는 등 스토리 창작 인력시장에선 양극화가 굳어지고 있다. 우리만의 고유한 스토리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한류 드라마의 지속성도 보장할 수 없다. 배 상무는 “2004~2005년엔 한국 드라마를 외국에서 서적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한때는 우리의 소설, 만화를 외국에서 영상화하겠다는 문의도 많았는데 요즘엔 그런 문의도 드물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