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후보자 낙마 이후 빈자리 그대로 석달째 선장없는 검찰도 수사기능 차질

헌법재판소와 검찰 등 사법기관의 공백도 장기화하고 있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헌법재판소장과 검찰총장 인선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중대 사건에 대한 수사 차질과 재판기능 마비 등 심각한 사법 공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헌재소장 인선이다. 이동흡 전 헌재소장 후보자의 낙마로 이강국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래 43일째 공석 중이다. 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송두환 재판관마저 오는 3월 22일 퇴임할 예정이지만 아직 윤곽도 그려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중 후보자를 지명하더라도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달 중 인선이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럴 경우 소장 포함 재판관 9명 정원 중 2명이 공석인 사상 초유의 ‘식물 헌재’ 상태가 된다. 헌재법상 7명으로도 재판을 열어 헌법소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위헌 결정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재판관 1~2명의 견해로 다수의견이 갈릴 수 있는 사건은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

실제 헌재소장 공백의 부작용은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헌재는 올해 공개변론 일정조차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혼인빙자간음죄 존폐 여부, 사형제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은 모두 공개변론을 거쳐 결정이 나왔다. 때문에 최근 대법원이 처음 형사 유죄판결을 확정한 ‘자동차제조업 파견근로자 보호법’ 관련사건 등은 수년째 헌재에 잠들어 있어 재판관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상대 전 총장이 지난해 말 퇴임한 후 95일째 총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검찰도 각종 수사에 차질을 빚는 등 총장 공석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다. 총장 대행을 맡은 김진태 대검차장이 사상 초유 검붕 사태의 상처를 잘 봉합하고 있다는 평이지만 총장 인선을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의욕적인 진두지휘까지 기대하긴 어렵다.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일찌감치 김 대검차장을 비롯해 채동욱 서울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을 추천했고, 권재진 법무장관도 곧 이들 중 한 명을 제청할 것이란 제스처를 취하면서 공석사태 조기해결 의지를 내비쳤었다. 하지만 이후 인선과정은 별다른 이유 없이 급거 중단됐다.

다행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서 곧 국회의장 보고를 거쳐 박 대통령의 장관 임명절차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추천위가 내세운 세 명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새 장관이 그대로 수용한다면 곧바로 제청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검찰총장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므로 최종 임명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조용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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