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1회> 총칼 없는 전쟁 31
북한이 채널 11로 고정된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과 ‘만수대 텔레비전’ 방송, 그리고 대표적 라디오 방송인 ‘중앙방송’을 통해 동시에 보도한 내용을 전해 듣고 환호성을 울린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대표님, 드디어 작은 목표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방금 올라온 정보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드디어 ‘5개국 관통 자동차 속도경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는군요. 오늘 오후 6시 뉴스로 보도했답니다.”
“그래요? 참 잘되었습니다.”
“이제 대표님께서는 대북관계 조율의 해결사로 인정받게 되셨습니다. 한 달 후로 닥쳐온 대선에 청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여당의 대선후보자와 중앙 선대위 관계자는 북한 당국의 보도내용을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나 그간 탐지해온 정보 등으로 미루어볼 때에 뜻밖의 결과는 아니었다. 다만 기다렸던 일이 꽃을 피웠으니 마지막까지 노력해서 결실을 맺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보도를 접한 뒤 유독 들떠있는 사람들은 아랍권 석유카르텔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N-Dos 단원들이었다.
“대령님, 이제야 몸좀 풀게 생겼습니다. 노스코리아 친구들은 어찌나 변덕이 심한지 통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도까지 했으니 랠리는 확정적인 것 같습니다.”
“그렇소. 뉴스로 보도했다는 것은 곧 우리와의 약속도 이행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우리는 특수요원 두 명을 보내서 최소한 코리아 거성그룹의 드라이버 두 명 이상을 없애버릴 것입니다.”
“대령님. 기뻐하십시오. 거사 지원자가 무려 스무명에 달합니다.”
“모두 우리 민족의 영웅들입니다. 요원들이 거사를 성공리에 마무리짓고 귀국하기 전에…또 하나 수행할 임무가 있습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대령님.”
“노스코리아에 파견 나가있는 후밍 박사도 아울러 처단해야 합니다.”
“코리아 거성그룹의 에어뮬 드라이버였던 후밍 박사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그쪽에서 후밍을 처단하면…이쪽에서는 거성에서 납치해온 제임스 리 박사를 동시에 처단할 것입니다. 그래야 거성 회장이 겁을 먹지.”
N-Dos 단원들은 벌써 거사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한 셈이었다. 그런가 하면 평양에서는 권도일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었던 예원희가 손가락을 꼽아가며 랠리대회 개최 날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사랑이 깊으면 병이 된다고 했던가. 남한의 자동차 속도경주 선수인 권도일을 만나 꿈같이 보냈던 짧은 나날을 그녀는 결코 잊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나 바라던 해후란 말인가? 질투라든지 아집에 사로잡힌 싸구려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에게 5개국 관통 랠리대회 개최 소식은 실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또 한 사람, 베트남에서 권일주를 바다에 밀어 넣고 그 죄를 모면하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가며 연줄을 대던 유민 회장도 기쁘기는 매일반이었다. 이제 5개국 관통 랠리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기만 하면 자기는 면죄부를 얻게 되는 셈이었다.
가뜩이나 마누라와의 이혼과정에서 진이 빠진 터에 검찰에 불려 다니느라 녹초가 된 만큼 5개국 관통 랠리대회 개최 소식은 복음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권도일과 권일주는 드디어 복수의 날이 다가왔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마음속에 품은 칼날을 벼른 지가 벌써 몇 해던가….
그렇게 얽히고설킨 가운데 서서히 결전의 날은 다가오고 있었다. 알리바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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