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간 유대감 강화시켜 함께하는 재미 추구 … 유저 상호작용 유도해 몰입도 크게 높일 것

지난 2011년, '테라'는 신화였다. 화려한 그래픽과 탁월한 게임성, 그리고 논타깃팅이라는 신선한 도전까지 어우러져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까지 받으며 대미를 장식한 '테라'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명작 중의 명작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후 '테라'의 행보는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무엇보다 만성적인 콘텐츠 부족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추락을 거듭했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기에 다른 게임을 찾아 떠나는 유저들의 발길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았다. ▲ 블루홀스튜디오 '테라'연맹 개발팀 이주석 팀장 그랬던 '테라'가 제2의 전성기를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신드롬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면 무료화 선언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반등에 성공했다. 동시접속자 수가 종전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났고 신규 유저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시대를 지배했던 웅장함은 사라졌지만 콘텐츠의 묘미를 오히려 더욱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테라'는 오는 3월 6일 실시되는 연명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인 영광 재현을 노린다. 연맹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이주석 팀장은 유저들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강화시켜 게임의 묘미를 부각시키는 것이 연맹 콘텐츠의 목적이라 설명한다. 그는 과거의 '테라'가 이미 만들어진 맛좋은 음식을 유저들에게 제공했다면 연맹 콘텐츠 앞세운 지금의 '테라'는 맛 좋은 음식을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를 유저들에게 선물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유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것. 그것이 이주석 연맹 개발팀장의 목표다.

기자 : '테라'의 무료 선언은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주석 팀장 (이하 이 팀장) : 현지시각으로 지난 2월 5일, 북미와 유럽에서 무료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첫날부터 동시접속자가 50% 이상 증가하는 등 순항 중이다. 단순히 무료에만 초첨을 맞춘 것이 아니라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및 시스템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장기 흥행의 새로운 원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기자 : 무료화 선언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소감이 어떤지 이 팀장 : '테라'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웃음). 무엇보다 개발자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고 있어 행복하다. 유저가 늘어나면서 어떤 콘텐츠가 더 큰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실 무료화 선언이 처음부터 반가웠던 것은 아니다. 정액요금제로 시작한 게임이기에 무료 전환이 솔직히 아쉬웠다. 하지만 덕분에 '테라'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많이 늘어나서 지금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돌아온 유저들에게 만족을 안겨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개발하는 일이다.

기자 : 인던이나 신규 지역을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연맹 콘텐츠 업데이트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 팀장 : 테라'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유저들의 소통과 단합을 유도할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5인 던전에서 알 수 있듯 '그들만의 리그'가 곳곳에서 벌어진다는 점이 게임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그들만의 리그'를 '우리 모두의 리그'로 끌어올리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게임이 제공하는 정형화된 콘텐츠만으로는 유저들의 기대치를 채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MMORPG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콘텐츠 부족 역시 물량 공세로 해결하기에는 유저들의 소모 속도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따라서 게임이 만들어준 재미가 아니라 유저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재미를 안겨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연맹 콘텐츠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자 : 연맹 콘텐츠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이 팀장 : 연맹 콘텐츠에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3개의 대륙을 기반으로 하는 3개의 연맹이 등장하는데 유저는 이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유저들과 일종의 세력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며 다른 연맹과 힘을 겨뤄야 해서 유저들간의 상호 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추출기 탈취나 연맹 훈련소, 집정관 제도 등이 추가됐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신규 콘텐츠가 보강될 것이다. 연맹 콘텐츠는 오랫동안 개발을 해온 야심찬 시스템이다. 내부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바 있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자 : '녹테늄 강화탄'이 인상적이다. 전투를 보조하는 역할 뿐 아니라 게임 내 거래 활성화를 통한 유저간 네트워크 강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팀장 : 두 가지 모두를 노리고 있다. '녹테늄 강화탄'은 기존의 스킬들을 강화시켜주는 소모성 아이템이다. 합성에 필요한 재료는 퀘스트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데 하루에 일정량만 획득 가능한 '녹테늄 가루'는 거래가 불가능하고 '녹테늄 강화탄'만 거래할 수 있다. 이 아이템은 전투에도 도움이 되지만 거래를 통해 게임 머니를 모아 자신에게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녹테늄 강화탄'으로 노리는 것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활성화다. 경제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면 그만큼 유저들의 커뮤니티도 강화될 것이고 이는 결국 유저들끼리 더 많은 소통과 교류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연맹 콘텐츠 업데이트가 유저간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녹테늄 강화탄'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 : 강력한 권한을 가진 '집정관 제도'도 새롭게 선보인다. 연맹의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일부 하드코어 유저들의 전유물이 될 위험성도 있다고 본다 이 팀장 : 겉으로 보기에는 '집정관'이 일종의 지배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집정관'은 오히려 초보 및 저레벨 유저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된다. 예를 들어 '집정관'은 자신의 고유 권한인 '집정관의 권능'을 통해 연맹원 전체에게 공격력이나 방어력을 높여주는 버프를 줄 수 있다. 이 버프는 연맹 간 전투 뿐 아니라 아이템을 확보하는 가장 주요한 공간이 인던 공략에도 매우 유용하다. 즉, 저레벨 유저들도 버프의 도움을 받으면 공략이 쉽지 않았던 인던들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집정관의 권능'은 연맹 순위에 따라 1단계와 6단계까지 단계적으로 발동되는데 그 효과가 최대 30%까지 차이가 난다. 재미있는 것은 세력이 약한 쪽이 더 강력한 버프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하드코어 유저들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자 : 연맹 콘텐츠가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팀장 : 내부적으로 '테라'의 단점은 유저간 커뮤니티 요소의 부족이라고 판단했다. 함께 플레이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돌아온 유저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연맹 콘텐츠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연맹원끼리 함께 할 수 있는 협동퀘스트 등 다채로운 내용들을 추가할 것이다. 보다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해 유저 스스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재미를 부각시키고 싶다. '테라'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건 유저들이 '테라'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 즐거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소중한 의견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조언 부탁드린다.

* 이주석 팀장 프로필● 2007년 블루홀스튜디오 레벨디자인팀 ● 2010년 블루홀스튜디오 인던제작팀 ● 2013년 블루홀스튜디오 연맹개발팀

사진 |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정광연 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