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바르셀로나의 천재 한국소년 이승우(15)의 득점왕 시상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이적조항 위반으로 클럽 활동에 제약을 받은 이승우는 지난 1일(한국시간) 끝난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열린 국제 유소년 클럽 축구 대회 ‘포커스골 컵 2013’에 출전해 득점왕을 차지했다고 스포츠조선이 보도했다.
득점왕을 차지한 사실은 스페인 스포츠 저널리스트이자 에이전트인 안드류 구티에레스가 트위터를 통해 이승우에게 “마요르카 포커스골 컵의 득점왕(maximo goleador)! 쉼 없는 정진을 바란다”고 격려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승우가 이끈 바르셀로나 15세 이하 유소년팀 카데테 B팀은 레알 마드리드와 마요르카, 뒤셀도르프, 감바 오사카, 스파르타 모스크바 등 3개 대륙 28개 강팀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개인보다 팀 조직을 우선시하는 대회 목적에 맞게 이승우가 몇 골을 넣었는지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시상은 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는 국제축구연맹의 제재로 인해 한 달 넘게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골 킬러의 본능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월 FIFA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미성년 선수의 이적에 관한 조항을 어겼다”며 이승우와 같은 팀의 장결희(15), 카데테A팀의 백승호(16) 등 한국인 3명을 포함한 6명에게 활동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적에 관한 조항은 다음과 같다. ‘부모의 이민이나 국경과 인접지역 거주 등 특별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 18세가 됐을 때부터 해외 이적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이승우를 포함한 활동 금지를 당한 선수들은 팀 내 훈련은 가능하지만 FIFA가 관리하는 경기에는 출전이 제한됐다. 이들은 2월 중순 이후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리그 경기마다 관중석에서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올 시즌에도 제재 전까지 12경기에 출전해 21골을 터뜨리며 축구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승우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이번 ‘포커스골 컵’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회가 FIFA의 감독을 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드필더 장결희도 이승우와 호흡을 맞춰 대회 준우승을 도왔다.
이 같은 FIFA의 제재는 국내 팬 뿐 아니라 카탈루냐 현지에서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잉글랜드나 독일 등 다른 나라는 제쳐두고 유독 바르셀로나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경쟁 클럽의 제보로 유소년 축구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바르셀로나가 타깃이 됐다”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지난해 이승우를 ‘골잡이 이상의 선수’로 지칭하며 스타덤에 올려놨던 ‘문도 데포르티보’는 “FIFA의 제재라면 리오넬 메시도 12살에 인판틸A팀에 입단한 것이 불가능했고 따라서 현재의 위상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또 한 명의 축구 천재가 탄생할 기회가 사그라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승우는 2010년 서울 대동초등학교 시절 남아공 다농 네이션스컵에서 득점왕(12골)을 차지한 뒤 이듬해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그 해 세계 유스클럽선수권 우승과 MVP를 석권했고, 인판틸A(13-14세 이하)에서 뛰던 2011~2012시즌엔 38골, 18도움으로 팀내 최다 득점 선수가 됐다. 스페인 현지에서 먼저 “메시의 재래”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