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기자]가수 장윤정의 이미지가 좋아졌다. 토크쇼 한 번 출연으로 그의 대중적 이미지는 크게 개선됐다. 장윤정이 지난 20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후 나온 기사들은 하나같이 장윤정의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물론 이런 기사 댓글에는 부정적인 반응들도 꽤 있고 어머니와 남동생과의 대립관계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정치인과 대중스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되, 가식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장윤정의 토크와 소통법은 그 점을 시험대에 올려놓은 셈이다.
장윤정의 남동생이 “누나에게 손해 끼친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장윤정의 어머니도 “왜 33년을 길러준 엄마에게 비수를 꽂았을까”라고 말하는 걸 보면 어떤 사람한테는 ‘힐링'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장윤정이 동생의 발언에 대응하지 않아 더 이상의 갈등을 막고, 가족간의 갈등을 잘 해결한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장윤정의 토크쇼 출연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방송 직전 장윤정은 ‘지난 10년간 번 돈을 어머니가 다 날렸다’는 사실이 공개돼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꿔 좋은 이미지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장윤정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열심히 사는 또순이 트로트 가수였다. 여기까지는 괜찮은 이미지이지만 너무 돈만 밝히는, 그래서 돈독에 올라 있는 여가수라는 이미지도 섞여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돈독 이미지도 개선됐다.
장윤정은 ‘짠순이’라는 소문에 대해 억울하다든가, 이를 부정하는 식의 해명을 하지 않았다. “짠순이 맞고요, 얄밉게 돈을 벌었다”고 인정해버렸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너무 돈만 좇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돈 버는 기계’로 확대됐다. 너무나 당연한 평가고, ‘행사의 여왕’ 맞다. 얄밉게 돈을 벌었고 지금은 리셋(원위치)됐다. 그러니 저를 미워한 감정도 털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돈만 ‘리셋’된 게 아니라 부정적 이미지도 함께 ‘리셋’됐다. 물론 여기에는 ‘효(孝) 이미지’를 활용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장윤정은 자신이 번 돈이 어머니에 의해 모두 탕진된 상황 속에서도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를 끝까지 모시겠다는 효녀 모습을 보여 감동시켰다. 신랑이 될 도경완 아나운서와 결혼해서도 아버지와 함께 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울 수 없는 이유는 뇌경색으로 몸의 반이 마비된 아버지 때문”이라면서 “아버지가 자신이 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한 번은 그냥 병원에 들어가면 어떻겠느냐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자식이면 당연히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장윤정이 그렇게 효녀인 줄 몰랐다. 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일이 많은 트로트 가수에게 ‘효’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불효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트로트 가수 생명은 끝이다. 현숙이 오랜 기간 트로트 가수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효녀 이미지 덕이 크다.
장윤정은 결혼하면 도경완 아나운서 월급으로 살겠다는 말도 했다. 서민적으로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말로 ‘서민 이미지’가 강화됐다기보다는 ‘서민 코스프레’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윤정이 결혼 후 가수를 은퇴한다면 그 말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지만, 앞으로도 활동을 계속하면 머지않아 큰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윤정이 이전 토크쇼에서 했던 “행사 뛰느라고 너무 바쁘다” “1년에 행사 12개 뛴 적도 있다”와 같은 말들은 이해는 되지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너무 딴 나라 이야기라 반감을 살 만한 얘기였다.
하지만 이번 ‘힐링캠프’에서 “내가 돈을 많이 못 벌면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만 보고 살았다”며 사생활을 포기하고 행사에만 매달리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효녀 이미지가 추가돼 장윤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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