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례로 본‘ 갑을 상생모델’은
美·인도 생산공장 인수계약 주종관계 벗어나 동반관계로
P&G는 하청업체 지급기간 연장 대기업-중기 상생 모범사례
불평등한 ‘갑을 관계’는 최근 우리 사회 가장 핫한 이슈다. 하지만 주종 또는 대립관계가 아닌 상생 모델을 이끌어낸 회사가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바로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과 이곳에 납품하는 국내 협력업체 코스맥스다.
이들의 건전한 협력관계는 양사 매출확대에서 더 나아가, ‘을’인 코스맥스가 ‘갑’인 로레알의 인도와 미국 공장을 인수하는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코스맥스는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 솔론에 있는 로레알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로레알과 파트너십을 더욱 돈독히 하고, 미국을 기반으로 북ㆍ남미와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로레알의 인도네시아 공장을 인수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ODM) 전문기업이다. 독자 상표는 없지만 세계 1위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을 포함해 세계 유수 기업들에 그들의 입맛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해 생산해준다.
코스맥스의 이경수 회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갑인 로레알로부터 ‘공짜 수업’을 받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정식으로 발주하기 2~3년 전 꾸준히 전문가를 파견해 생산과 환경 품질관리 수준을 로레알 공장 수준으로 높였다. 경쟁입찰로 몰아붙이지 않고 원가 절감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이번에 미국 공장을 코스맥스에 70% 수준의 가격에 넘겨주면서 은행대출까지 알선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표 소비재기업 프록터앤갬블(P&G)의 최근 행보도 좋은 상생 모델로 꼽힌다.
P&G는 중소 하청업체에 지급기간 연장에 관한 옵션을 내놓았다. 지난달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G가 내놓은 ‘75일 지급 기간 정책’은 기존처럼 청구서를 보낸 뒤 75일을 기다려 대금을 받는 방식과 은행에 0.2%의 수수료를 낸 뒤 15일 만에 받는 두 가지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하청업체가 1000만달러를 청구할 경우 P&G에 청구서를 보내면 75일 후 P&G로부터 직접 10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게 아니면 은행에 청구서를 보내 15일 뒤 은행으로부터 998만달러를 받는다. 후자의 경우 P&G는 1000만달러를 75일 뒤 은행에 내게 된다. P&G는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도 은행과 협의 중이다.
WSJ는 P&G의 대금 지급 연장은 수년간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으며 현금이 부족한 미국 대기업이 하청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