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中정상회담 이후 인간적 모습 재부각

“매일 1만m씩 수영을 한다.”

건강 비결을 묻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질문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이같이 답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시 주석을 바라봤다. 실제로는 1000m를 수영한다고 했지만, 통역의 실수로 시 주석이 허풍쟁이로 오인받을 뻔한 순간이었다.

‘세기의 만남’으로 불리는 미ㆍ중 정상회담이 끝났음에도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계속 공개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인간적인 면모가 재부각되고 있다.

시 주석은 방미 둘째 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회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남쪽의 휴양지인 랜초미라지 서니랜즈 회담장 주변을 약 50분간 산책하며 건강과 어린시절 등 사적인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시 주석은 “만약 운동을 안하면 우리처럼 강도 높은 일을 하는 사람은 쓰러질 것”이라며 수영으로 건강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도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은 운동광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2월 국가 부주석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를 찾아 미국프로농구, NBA LA 레이커스와 피닉스 선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어 들른 아일랜드에서는 더블린의 축구 경기장을 찾아 시구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시 주석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10대 시절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청년시절 하방(下放)해 농촌에서 생활하며 고생을 했는데 이때 중국의 현실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도 “난 10대 때 하와이에서 생활하면서 현재의 미국관이 형성된 것 같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16세이던 1969년부터 7년간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옌촨(延川)현 량자허(梁家河)촌의 토굴에서 농촌 생활을 경험했다. 이에 대해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든 농촌 경험이 나를 단련시켰고 농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강하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1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ㆍ미 양국은 서로 상대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화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며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시 주석이 ‘핵심이익’을 거론한 것은 센카쿠 문제에 관여하지 말 것을 미국 측에 요구하는 동시에 대일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센카쿠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양보를 유도할 것을 요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산케이 신문은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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