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개량 치파오·실크드레스… 美·中 정상회담서 ‘패션외교’ 주목

‘중국의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개량한 푸른색 상의에 하얀 바지.’

중국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彭麗媛ㆍ50)여사가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 트랩에서 내릴 때 선택한 패션이다. 비록 짧은 노출 시간이었지만 강력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입은 옷은 그동안 퍼스트레이디로서 참석한 대외 행사에서 착용한 옷들 가운데 가장 전통적 색채가 강한 것이었다. 중국의 이미지를 미국인과 세계에 각인시키겠다는 외교적 의도가 엿보였다. 미국과 더불어 G2 국가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을 거침없이 과시하며 ‘패션 외교’에 정점을 찍은 셈이다.

지난 러시아 방문 때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펑리위안 여사는 이번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남미 3국과 미국을 순방하는 동안에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펑 여사가 이번 순방에서 보여준 패션은 훨씬 더 화려하고 과감해졌다. 살구색 시폰 치마와 같은 색 코르사주로 여성스러움을 한껏 드러내는가 하면, 하늘색 실크 소재 원피스로 우아함을 강조했다. 전통의상인 치파오풍 드레스로 중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구식 정장과 중국의 전통 의상을 적절히 배치해 패션 외교를 펼침으로써 중국의 높아진 국력을 과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순방 때 입은 옷들이 모두 중국 제품이어서 중국 패션 산업에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방문에서는 남편을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와 남다른 패션 감각, 적극적인 대외활동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G2의 퍼스트레이디 간 ‘패션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미셸 오바마(49) 여사가 두 딸을 돌봐야 하는 이유로 불참해 무산됐다.

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각각 변호사와 국민 가수로 활약한 전문직 여성이다. 또 둘 모두 미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인 데다 입고 나오는 옷마다 품절되는 ‘완판녀’다.

미셸 여사로 인해 만남이 불발되자 ‘외교 결례’ 또는 ‘전략적 무시’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시 주석이 미국을 ‘국빈’ 또는 ‘공식’ 방문이 아니라며 두 퍼스트레이디가 배석하는 게 오히려 부적절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편 펑리위안 여사는 이번 해외 순방에서 아이폰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펑 여사가 멕시코에서 민속춤을 관람하며 아이폰5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중국 인터넷에서는 “퍼스트레이디가 미국 휴대폰을 쓰는 게 말이 되느냐”며 논란이 거셌다. 앞서 중국 언론은 애플이 애프터서비스에서 중국을 차별한다고 비난이 일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에 나서는 해프닝이 일었기 때문이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