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서운 이야기2'(감독 김성호, 김휘, 정범식, 민규동)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영화를 접한 관객들은 얼굴 가득 웃음을 짓고 극장을 나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관객들은 그 이유로 고경표를 손꼽았다. '무서운 이야기2'는 공포 영화로 알고 있는데, 뭔가 잘못된 일이 아닌가.
이러한 이유는 바로 '무서운 이야기2'의 세 번째 에피소드 '탈출'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독특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정범식 감독은 tvN 'SNL코리아'의 고경표를 보며 이번 작품의 고병신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감독 스스로 '개병맛 공포 영화'라고 지칭할 만큼 코믹과 호러의 조합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웃음과 방심에서 오는 공포를 선사하게 된다.
고경표는 또래의 20대 배우들과 남다른 연기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명 '병맛' 연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정범식 감독님은 진짜 기발하셔요. 아직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탈출'은 감독님에게 있어 워밍업 수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짧은 기간 안에 찍은 영환데 많은 분들이 그것에 비해 더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놀랍고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비주얼도 훌륭한 배우에게 '병맛'이라는 꼬리표는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고경표는 그조차도 자신만의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저에게 있어 '탈출'은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에요. 물론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는 것도 있지만, 이전까지 생각했던 배우의 길이 '탈출'로 인해서 확신이 들었어요. 코믹 연기에 대해 마음을 편하게 갖게 됐거든요. 주변에서도도 '병신 같은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건 너'라고 해주셔요. 저를 보고 웃어 주는 게 정말 좋아요."
고경표에게 있어 '탈출'은 많은 고생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지만, 즐겁게 촬영한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무서운 이야기2'는 놀이기구를 타는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공포영화를 보러 와서 소리도 지르고 마지막엔 웃음으로 완화해서 돌아가셨으면 해요. 가벼운 마음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함께 호흡을 맞췄지만 같은 화면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김지원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 지원이를 봤을 때 되게 예쁘게 생겨서 도도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털털하고 착해서 만나자마자 어색한 시간이 짧았어요. 놀라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작품 했던 여배우들 중에 가장 착한 것 같아요. 그동안 동생인 여배우가 없었기도 하고요. '동생이 잘 받아주는 게 이런거구나'라고 느꼈어요. 아! 같이 밥 먹을 때 수저도 놔줬어요."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촬영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힘을 내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내건 공약은 '300만 관객 달성, 엉덩이 공개'였다. 영화가 흥행한다면야 기분 좋게 공개(?)할 수 있다는 고경표였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준 'SNL 코리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엉덩이 공약'을 'SNL 코리아'에서 실천하고 싶어요. 저에게 있어 터전 같은 곳이거든요. 가끔은 다시 배우는 마음으로 크루로 돌아가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배우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제 꿈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사람 고경표의 꿈은 행복이니까, 지금 행복하게 하고 있는 이 일을 계속 이어갔으면 해요. 물론 배우로서 열심히 해서 입지를 다지고 싶은 마음도 있죠."
고경표는 이제 막 진로 선택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진로 선택을 해야할 친구들에게 한마디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제 진로를 결정하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직업은 평생을 가지고 가잖아요. 숨을 쉴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외모는 준수한데, 화면을 통해서는 어딘가 모자른 듯 웃기다. 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뜨거운 열정과 자신만의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고경표를 좋아하는 이유다.
'병맛' 연기의 선두주자, 고경표가 쌓아갈 필모그래피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