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팀장’ ‘첫 여성부장’ 이어 ‘여성 최초 부총재보’ 기록까지…“주요 현안 체계적 분석방법 모색할 것”
“아이들이 축하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줬어요.” 한국은행 6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된 서영경 신임 부총재보를 16일 출근 직후 서울 남대문로3가 본관 8층 부총재보실에서 만났다.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밝은 표정의 서 부총재보는 “어제 하루 여기저기서 축하전화나 문자를 많이 주셔서 정신이 없었고, 일일이 답을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마침 김중수 총재로부터 부총재보로 임명된 15일은 그의 50번째 생일이었다. 서 부총재보는 “좋은 날, 좋은 소식을 듣게 돼 기쁨이 두 배였고 출장 가 있는 남편에게도 전화로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서 부총재보는 한은에서 단기간 내에 여러 번 ‘최초’라는 기록을 남긴, 입지전적 인물이 됐다. 1988년 한은에 입행한 그는 2010년 한은 사상 첫 여성 팀장(국제연구팀)이 된 데 이어 지난해엔 첫 여성 부장(금융시장부)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후 다시 7개월 만에 여성 최초로 부총재보에 파격 임명된 것이다. 행내에서 여성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크지만 3년 만에 팀장급에서 부총재보까지 도약하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서 부총재보는 “지금은 한은 내 여성 비율이 30% 이상이지만, 제가 입행할 당시에는 여성이 저를 포함해 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임원으로 승진할) 대상 자체가 없었던 것”이라면서도 “ ‘여성 대통령 시대’라는 시기적인 면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에서도 여성 임원이 증가하는 추세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만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에는 부총재보 이상 13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서 부총재보는 앞으로 조사국과 경제통계국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 당장은 주요 현안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을 하겠다는 원칙만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서 부총재보는 평소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소신을 겸비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최선을 다한 다음엔 후회나 집착을 잘하지 않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서 부총재보는 창문여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은에 입행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중수 총재 취임 후 연달아 승진이 이어져 ‘김중수 키즈’로 꼽히기도 한다.
사진=박해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