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 등 실적부진에도 발빠르게 이익회수
모간스탠리를 비롯해 크레디트스위스, 슈로더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당기순이익의 100%가 넘는 이익금을 본점에 송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모조리 외국 본사로 빼가는 이른바 ‘먹튀 고배당’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증권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이익잉여금 400억원의 본점 송금을 결정했다. 송금일자는 24일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증권사나 운용사는 법인이 아닌 지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점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다. 문제는 모간스탠리가 본점 송금을 결정한 400억원이 지난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379억원이나 당기순이익 305억원보다 많다는 데 있다.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배당성향은 131%에 달한다. 지난해 번 돈을 모조리 외국 본사로 보내는 것뿐 아니라 이전부터 쌓아둔 내부 보유금까지 빠져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고배당은 모간스탠리만이 아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우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789억6400만원이었으나 본점에 송금한 금액은 800억원에 달했다. 100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슈로더투신운용은 순이익이 59억원에 그쳐 16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외국계의 고배당은 외국계 금융회사가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공헌 등 한국에서 거둔 이익의 재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논란거리다. 앞서 400억원 송금을 결정한 모간스탠리는 올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0% 이상 급감했다. 운용사의 실적악화는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1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을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실적부진에도 외국 본사로의 이익 회수는 빠르게 이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고배당 성향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의 경영스타일이어서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번 이익의 100% 이상을 본점에 송금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을 고려할 때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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