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SK그룹 총수 형제 횡령 사건의 항소심을 심리해온 재판부가 27일 선고를 코앞에 두고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권고했다.

변경을 권고한 부분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가 공모해 SK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해 횡령했다는 공소사실의 ‘범행 동기·경위’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김원홍씨를 증인으로 다시 채택해 달라는 최 회장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선고공판은 예정대로 다음 달 13일에 열릴 전망이다.

지난 23일 변론재개 결정을 한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에 ”450억원 횡령과 관련한 공소사실 중 범행 동기와 경위를 내일(28일)까지 변경해달라“고 권고했다.

기존 공소장에 나타난 범행 동기와 경위는 ‘투자위탁금 혹은 기존 채무 유지에 필요한 금융자금을 조달하기 위해’로 요약된다.

재판부는 ”최 회장 등은 범죄의 동기와 경위에 관해 거의 다투지 않았다“며 ”죄명이나 적용법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무죄 판단은 물론 양형에 영향을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건 당사자가) 승복할 수 있는 투명하고 확실한 재판을 하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피고인들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다시 공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이 28일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 다음 날 바로 이를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재판부 권고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김원홍씨를 증인으로 채택해달라는 최태원 회장 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최 회장 측은 앞서 김씨가 대만에서 체포되기 전 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소재 파악조차 어려운 점을 고려해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재판부는 ”김원홍이 당장 내일 한국에 온다고 해도 증인으로 채택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죄라면 김원홍 진술을 탄핵 증거로 쓸 이유가 없고, 유죄라면 이미 제출한 김원홍의 통화기록을 탄핵 증거로 쓸 수 있을지 판단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원홍의 진술만이 범죄에 대한 직접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도 간접 증거에 그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말했다.

법정에 출석한 수사 검사는 공판 직후 ”재판부가 내일까지 결정해달라고 했으니일단 보고하고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