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인연금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보험사는 물론 보험설계사까지 나서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보험대리점업계는 정부가 이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금융위원회 앞에서 집단시위도 불사할 태세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아이러니컬한 이야기다. 정부가 개인연금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보험업계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먹거리를 늘려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수당 체계다. 금융위는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해 연금, 연금저축 등 저축성 보험에 대한 판매수당 체계를 개편했다.

보험설계사 및 보험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기존에는 계약 초기 계약 체결에 드는 비용의 70% 지급하고 30%는 나중에 분할지급했지만, 이를 변경해 50%만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7년에 걸쳐 분할 지급키로 했다. 보험영업조직의 판매 초기 수당을 줄이고, 이를 통해 주 민원대상이던 초기 해약환급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초기 판매수당이 적어질 경우 연금보험을 적극 판매하지 않아 정부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연금보험 판매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판단과 달리 해약환급률이 계약을 오래 유지할수록 되레 줄어드는 등 대책이 치밀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금융당국은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뒤늦게 업계 의견을 취합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논란이 야기된 원인으로 금융당국의 안일한 생각과 포퓰리즘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현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라며 “이번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은 포퓰리즘에 빠져 현실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업계와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졌다면 반발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방안을 발표해 논란은 키워놓고 뒤늦게 업계 의견을 내달라고 하는 정부의 행태가 한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