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반발 ‘화평법’ 원안 그대로 수용 일감몰아주기 ‘총수지분율’도 30% 유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정책 초점을 맞춘 가운데 새누리당이 잇달아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3일 당정협의에서 재계의 일감몰아주기법 수정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데 이어 24일에서도 기업들의 유해화학물지 규제 관련 법안 완화 건의를 사실상 묵살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안(화평법)’이 연구ㆍ개발(R&D) 목적 화학물질과 소규모 영세 업체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내용에 문제가 없다며, 원래 법안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았다. 시행령에서 R&D용 화학물질 등록을 면제하고, 소량의 신규 화학물질은 등록 절차를 간소화한 간이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을 뿐이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화관법)’에서 유해 화학물질 유출 관련 과징금을 기존 3억원에서 매출액 대비 5%로 연계한 데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원안을 고수했다. 올 1분기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의 5.7%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단 한 번의 ‘유출 사고’로 회사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해왔다.
이날 당정협의에 앞서 새누리당 제5정조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산업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그동안 소홀하게 다루면서 근로자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았고, 지난 상반기만 하더라도 화학물질 사고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이루말할 수 없다”고 말해, 원안 고수를 사실상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10대그룹 총수와의 청와대 오찬에서 “경제민주화도 결국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인 만큼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전일에도 국회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당정협의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이 될 기업 총수일가 지분율 하한을 원안대로 상장기업 30%, 비상장기업 20%로 유지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 이 기준을 각각 40%, 3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반대 목소리에 묻혔다. 이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이제 법 적용 예외 조항이 담길 시행령에 마지막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제민주화 법안의 수정이 잇따라 좌절되는 데에는 행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청와대와 부처 간 소통이 부족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웅기ㆍ조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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