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투자 자산만 40억원을 운용하는 주부 김정인(64ㆍ서울 대치동)씨는 최근 글로벌 리츠(REITs) 펀드와 합성 상장지수펀드(ETF)에 각각 5억원씩 모두 10억원을 투자했다. 7년 전까지 미국 뉴저지에서 음식점을 경영했던 김씨는 “미국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 부동산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며 “현지의 지인들이 정보를 줘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투자배경으로 현지 집값 추이와 임금인상률을 꼼꼼히 설명하는 등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나름의 분석력을 드러냈다. 같이 동석한 증권사의 PB는 김씨가 미국 관련 투자에서 매년 12% 안팎의 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귀띰했다.
김씨처럼 최근 미국 부동산시장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형태는 과거와 다르다. 종전에는 직접 투자가 성행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리츠펀드와 합성ETF를 활용한다는 점이 차이다.
▶해외부동산 투자, 아시아에서 미국으로=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리츠 지수인 FTSE EPRA Nareit 지수(Total return index)는 16일 현재 3776.14로 연초 3520.70보다 7.25% 올랐다.
국내시장에서도 글로벌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해도 해외 부동산 투자의 대세는 일본 등 신흥아시아 국가였다. 일본 등에 투자하는 일부 글로벌 리츠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은 미국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펀드가 앞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지역 부동산에 투자하는 재간접상품 수익률이 최근 1주간 2%대의 수익률로 일본과 아시아 상품을 앞지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차츰 오름세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1[재간접형]’과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재간접형]’은 연초 이후 각각 9.73%, 9.5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BNPP탑스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과 ‘삼성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7% 전후를 나타내고 있다.
▶美 부동산에 투자하는 합성ETF도 잇따라 출시=글로벌 리츠펀드 외에 합성ETF를 활용해도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 8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KINDEX합성-미국리츠부동산ETF’를 내놓은데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TIGER합성-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US 리츠 ETF’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맞고 있다.
합성 ETF는 주식ㆍ채권 등 기초자산을 직접 편입해 운용하는 기존 ETF(실물 ETF)와 달리 스와프 거래를 통해 증권사로부터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제공받아 운용된다. 국내 운용사들이 직접 미국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권사와 수익률 교환 계약을 맺고 ETF를 운용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실물 경기 회복과 함께 부동산 지표가 회복되고 있어 신흥국 채권이나 원자재 등 다른 글로벌 투자 대안보다 리츠의 수익률 개선폭이 크다며 이같은 합성ETF에 대한 투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경기를 대변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고, 8월 개인소득도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금리인상 리스크에도 미국의 실물경기 회복에 따른 미국 부동산 시장 회복과 리츠시장 수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왕현정 현대증권 세무사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리츠 펀드와 합성ETF의 경우 세법상 관련 과세 항목이 모호하게 돼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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