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넘브라의 24시 서점/로빈 슬로언 지음, 오정아 옮김/노블마인=웹디자이너 클레이는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점에 취직한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서점에서 밤 근무를 하는 그에게 주어진 금기 사항은 ‘절대로 책을 펴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 밤마다 이상한 책을 찾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느낀 클레이는 책을 펼쳐보게 되고, 이들이 ‘부러지지 않는 책등’이란 비밀단체 회원으로 암호를 풀기 위해 500년 동안 끙끙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일로 서점의 불이 꺼지고 주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클레이는 어쩔 수 없이 미스터리에 뛰어든다. 이 책은 트위터회사에 근무했던 저자가 킨들스토어에서 자가출판했다가 엄청난 반향에 종이책으로 다시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민낯이 예쁜 코리안/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학고재=50년 가까이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독일의 한국학자인 저자가 본 한국문화의 아름다움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한복과 한옥, 정자, 밥과 김치는 물론 선비정신과 유교와 불교, 무속, 한글에 이르기까지 두루 그 맛과 멋을 음미하며 21세기 글로벌 문화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국문화가 어떻게 접점을 찾아야 할지 제시했다. 가령 한옥의 경우 ‘복원을 위한 복원’ 차원에서 한옥을 홍보하고 개발할 것이 아니라 한옥에 내재된 2000년간의 지혜와 정신을 되살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경계하는 것은 과도한 민족주의다. 동아시아와 인류사의 문화적 토양 위에서 한국의 독창성을 드러낼 때 더 우수성과 친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은 넓다/유승훈 지음/글항아리=부산은 우리에게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피난살이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관부연락선, 파월장병들의 이별항으로서 부산의 지배적 정서는 눈물이 깔려 있다. 부산박물관에서 일하며 외지인의 눈으로 부산의 역사성을 구축해낸 이 책은 부산이 낳은 것, 이룬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속을 들여다봤다.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부산항이 된 사연, 제주도 해녀들의 디아스포라, 미군부대와 커피의 대중화, 문인들과 밀다원 시대, ‘죽음의 다리’라는 오명으로 불린 영도다리, 영도다리 밑 점집의 번성, ‘부산의 산토리니’ 감천동 등 부산의 품을 한껏 넓혀놓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