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얼굴에 낯선 설정 ‘꽃할배’ 빅히트…이번엔 김희애 · 이미연 배낭여행 ‘여배우들’ 인기예감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은 나오기도 전부터 기대를 하게 한다. ‘꽃보다 할배’도 그랬는데, 그의 두 번째 배낭여행 프로젝트 ‘여배우들’(가제)도 캐스팅만으로도 성공을 예감하게 한다. 나 PD가 최근 공개한 tvN 새 예능 프로 ‘여배우들’에 캐스팅된 출연진은 윤여정ㆍ김자옥ㆍ김희애ㆍ이미연이라고 한다.
2탄 짐꾼으로는 가수 이승기가 합류해 오는 11월 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예정. 나 PD는 한 번도 드러나지 않은 캐릭터를 선호한다. ‘드러난 패’를 가장 싫어하는 게 나 PD의 캐스팅 스타일이다. 중견 배우 김희애는 한 번도 예능에 나온 적이 없다. CF에서 말하는 모습을 방송인 김영철이 패러디한 정도다. 예능에서 소비된 적이 없는 김희애가 리얼 관찰예능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이미연은 예능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에도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예능서 낯선 인물들의 낯선 조합이 나영석 PD 스타일=벌써부터 윤여정ㆍ김자옥ㆍ김희애ㆍ이미연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예능에서 드러낼 본연의 모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조합은 한 번도 맞춰본 일이 없어 예측을 불허하면서 뭔가 재미있을 것이라는 예감과 함께 호기심이 생기게 한다. 한마디로 구미가 당긴다는 얘기다.
요즘 예능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과 특성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는 게 최고의 재미다. 이순재가 ‘진격’을 하고, 박근형은 번번이 아내와 딸에게 줄 선물을 사러 기념품 숍에 들어가며, 신구가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멋있는 말을 들려줄지 누가 알았겠는가. 나 PD는 이런 걸 발견하는 최근의 관찰예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패를 갖고 싶지 않은 예능 PD가 어디 있겠는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 자체가 직업인 예능인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필요한 가수와 배우를 제외한 ‘신상’을 섭외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 PD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1박2일’ 때에도 다양한 섭외를 시도했다. 나 PD는 야구 스타 박찬호, 축구 스타 박지성, 국민 가수 조용필, 한류 스타 배용준, 원로 배우 이순재, 원로 드라마작가 김수현 등에게 명사투어에 참석해 달라고 연락을 취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이들은 모두 국민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1박2일’ 멤버들과 함께 여행하며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멘토’의 모습이 자연스레 드러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첫 번째 명사였던 박찬호는 당시 메이저 리그에서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서인지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살아났다. 하지만 후속 명사투어를 계속 이어가지는 못했다. 나 PD는 명사투어를 계속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낯선 시도가 창의력을 낳는다=이런 시도는 ‘꽃보다 할배’ 출연진을 섭외할 때 좋은 경험이 됐음은 물론이다. 나 PD의 강력한 섭외 추진력은 창의력으로 나타나 대박을 낳았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이끌어내면서 나 PD에게도 광범위한 ‘팬덤’이 형성됐다. 강력한 팬덤을 지닌 예능 PD는 출연진 섭외가 쉬워진다.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예능 PD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나영석 PD 정도다.
나 PD는 예능인들이 예능의 방식으로 토크나 행동을 하는 것을 식상해하는 대중 정서를 꿰뚫고 있다. 그가 소녀시대의 써니를 게스트로 섭외한 것만 봐도 얼마나 세심한 연출자인지를 알 수 있다.
‘꽃보다 할배’ 2탄인 대만 여행 때는 써니가 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서진은 “써니가 가면, 이 분위기 어떡할 거냐”고 고민했다. 써니와 이서진의 가이드 스타일은 각기 달랐다. 이서진이 앞을 보고 휴대전화로 정보를 찾아가면서 전체를 보는 스타일이라면, 써니는 할배 한 사람 한 사람에 맞는 맞춤식 가이드 수법을 구사했다.
내년 초로 예상된 ‘꽃할배’ 3탄 여행에 이서진이 또 갈지는 모르지만 나 PD는 소속사에 일정을 잡지 말 것을 부탁해놓았다. 그런데 이서진 소속사의 권진영 대표는 나 PD와 무척 잘 통한다. 이서진은 번번이 안 갈 것처럼 하지만 나 PD는 이서진의 합류를 원하고 있다. 도장을 찍지는 않았지만 이서진의 출연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나 PD의 예능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써니가 3탄에도 여자 가이드로 동행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그런데 나 PD가 ‘대만’ 편에서 이순재에게 “선생님, 남상미 씨 다리 좀 놔주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은 남상미를 여자 가이드로 함께 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잘하면 할배들의 지원사격으로 남상미와 이서진 사이에 러브 라인도 엮을 수 있다.
써니는 밝고 긍정적이며 리액션이 화려하지만 정형화된 느낌이 있다. 이런 느낌을 ‘청춘불패’ 촬영장에서 기자도 느낀 바 있다. 써니는 분위기 업 차원에서는 최고의 ‘소스’다. 하지만 계속 보여주면 비슷한 패턴이 나올 수 있다. 남상미는 예능을 잘할지 모르지만 완전히 새로운 변수다.
이서진은 자신의 감정을 그때그때 비교적 솔직하게 말할 줄 알고(연기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놀려먹어도 불쌍하거나 애처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할배들에게 혼나기도 하고 망가져도 귀티가 난다. 나 PD가 계속 이서진에게 깐죽거려도 괜찮다는 뜻이다. 한 번 놀려먹고 그다음부터는 놀려먹기 어려운 상대가 있는데, 이서진은 여기서 완전 예외다. 그래서 ‘꽃보다 할배’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인 이서진과 나 PD 간의 ‘콤비네이션’이 만들어졌다. 서로 ‘디스’하고 폭로하고 깐죽거릴 정도로 친해졌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재미가 뽑아지는 나 PD의 기획되지 않은 것 같은 기획력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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